학교폭력 NO 이젠 아프다고 말해요 vs 아웃게임

윤학렬 외 | 힐링21 | 256페이지

잭 D. 페라이올로 지음 | 씨드북 | 262페이지

대한민국의 중2 때문에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이젠 제법 식상한 우스갯소리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싶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의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과연 학교폭력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과연 학교폭력 안에서 명백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것일까.

학교폭력 속에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로해 줄 책 두권을 소개한다.

   
▲ 학교폭력 NO 이젠 아프다고 말해요

아이들은 학교라는 배움의 장에서 인성을 키우고 초보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보호를 받는다지만 과연 그럴까.

오히려 아이들은 이 안전지대에서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폭력을 배우고 또 폭력을 당한다.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당하는 학생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이 습관처럼 굳어진 가해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겪는 성장통이라 하기에는 이미 그 한계에서 벗어나, 피해를 당한 학생이 견디다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학교폭력 NO 이젠 아프다고 말해요’는 실제로 학교폭력을 겪었던 유명인들이 자신의 아픈 상처를 드러내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한글을 응용해 의상 디자인에 접목시킨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상봉, 2011년 미스코리아 진 이성혜, 국민언니라는 애칭으로 활동 중인 록 가수 김경호,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주는 개그맨 오지헌, 앳된 모습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가수 소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학창시절에 학교폭력을 겪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아픈 상처를 세상에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책에서 학교폭력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었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현재 KBS 1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에서 학교폭력 전문가로 출연하는 김주희 한국심리연구소 부소장이 학교폭력 사례 유형과 그에 대한 상담 내용을 소개해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와 해결 방안을 제시해놓았다.

   
▲ 아웃게임

‘아웃 게임’은 인생 최고의 격동기로 회고하는 중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늘씬한 금발의 치어리더가 있고, 2미터 가까운 키의 훈남 농구부 주장이 있다. 엄격한 생활지도부장이 있고 교내에서 도박판을 벌이는 악동이 있다.

미국 어느 작은 도시의 중학교. 먼 나라 얘기지만 격하게 공감된다.

하루도 잠잠할 날 없이 사건과 사고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살아가는 프랭클린 중학교 아이들의 과장된 겉모습을 가만히 들춰보면 내 모습이 있고 우리 학교 아이들 모습이 있다.

시기하고 미워하며 움츠리고 주저앉는, 서성이고 아파하며 두근대고 설레는 모습들 말이다.

도처에 숨겨진 유머와 미스테리를 따라 숨가쁘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자도 말했듯이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중학교 시절은 여기와 크게 다를 바 없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중학교 시절을 인생 최고의 격동기라 회고하면서 중학교를 무대로 한 소설을 계속 써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빠짐없이 담아낸다.

무게 있는 주제를 단순히 희화화했다고 보기에는 작품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들이 뼈아프고 쓰라리다. 그래서 주인공 매튜를 통해 발산하는 저자의 주체할 수 없는 유머 감각에 매번 무릎을 치게 된다.

다큐멘터리처럼 적나라한 직시였다면 오히려 외면하고 싶을 수도 있는 문제들을 마음껏 웃음의 코드로 녹여내고 그 안에서 자정과 치유의 힘을 찾는 아이들을 건강히 그리고 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