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된 여객선 세월호에서 해양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세월호 침몰] 여객선 침몰하는데 선원들은 브릿지에 모두 모여...
16일 오전 세월호 선원들은 배가 침몰되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도 승객들을 구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조타실이 있는 브릿지(선교)에 모두 모여 있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배가 침몰 등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선장을 비롯해 항해사, 조타수, 기관사 등 선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승객 구조를 위해 해야 할 임무가 나눠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같은 기본 수칙조차 무시한 채 가장 탈출이 쉬운 브릿지에 모여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마친 뒤 승객들을 버려둔 채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일 범정부사고수습대책본부가 공개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세월호와의 교신 내용을 담은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는 9시 17분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구명복을 입고 대기라하고했다"며 "선원들도 브릿지에 모여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라고 보고했다.
세월호가 50도 정도 기울었을 때는 일부 승객은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객실에 머물라'는 방송을 믿고 객실에 있다가 갇히고 만 시점과 겹친다.
교신 내용으로 미뤄본 당시 정황에 교신이 돌연 끊긴점 등은 이들 선원이 마지막 교신이 끊긴 9시 37분 이후 모두 탈출했을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세월호 선박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수백명의 승객들을 뒤로 한 채 먼저 탈출했다는 것은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세월호 침몰] '세월호' 침몰 사흘째인 18일 새벽 119구조대원들이 사고해역에서 인양돼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옮겨진 사망자 시신을 이송하고 있다. |
세월호 침몰 생존자 명단에서도 선장 이준석(69)씨를 비롯해 선박직 15명은 전원 생존한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선장 이씨 외에 선박직 생존자는 1·2·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기관사 3명, 조기장·조기수 4명이다.
세월호가 진도 VTS와 교신했을 때에는 이미 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침몰이상당히 진전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선원들이 사고 낌새가 보였을 때 조금만 더 일찍 신고를 하고 구조노력을 기울였다면 참사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녹취록에서 처음 교신 시각인 오전 9시 7분 세월호는 "침몰 중에 있다. 해경 좀 빨리 부탁드린다"고 VTS에 응답했다.
9시 10분부터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 탈출이 불가능하다',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 등 매우 급박한 상황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을 어떻게 작동한다거나 기울어가는 배를 정상화하려는 교신 내용은 전혀 없었다.
따라서 이 시간에는 이미 세월호의 방향을 조종하는 조향장치는 물론 모든 기관이 말을 듣지 않아 기울어지기 시작한 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부터 일부 승객들이 위험을 느끼고 구명복을 입고 빠져나오기 시작해 주변에 있던 해경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하지만 '객실에 그대로 있어야 안전하다'는 방송만 믿고 있었던 학생 등 대부분의 실종자는 기울대로 기울어버린 객실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갇히고 말았다.
한편 침몰한 세월호는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으로, 16일 오전 8시55분께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 일반 승객, 승무원 등 475명을 태우고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2시간만에 침몰했다. 인터넷뉴스부
사진=연합(세월호 침몰, 여객선 침몰하는데 선원들은 브릿지에 모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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