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등 2천700여 동식물..관객에 4개 지역별 나눠 소개

   
 

전쟁의 상처를 딛고 새롭게 생명을 품은 DMZ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용인 경기도박물관이 24일부터 내년 3월22일까지 파주 임진각 경기평화센터에서 DMZ 생태 사진전 ‘생명의 보금자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DMZ와 민간인 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에 둥지를 튼 동식물의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DMZ와 민통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곳이며,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아픔과 교훈의 땅이다.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60여년 동안 전쟁으로 파괴되었던 이 곳의 생태계는 점차 회복되었다.

그 결과 지금은 멸종위기 67종을 포함한 2천700여 종의 다양하고 희귀한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면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는 DMZ와 민통선 지역에 따라 모두 4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바다와 강이 이어지는 서부해안과 섬’이다.

서부해안은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서해 5도에서 시작하여 강화도 갯벌, 한강·임진강의 하구저습지로 이어지는 지역이다. 서부전선 DMZ가 시작되는 넓은 강화갯벌은 오염된 바닷물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다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한강 하구 역시 남북의 군사적인 상황 때문에 수도권이면서도 습지가 잘 보존되어 야생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제2부는 ‘평야와 야산이 만나는 중서부 내륙’으로, 경기도 연천에서 강원도 철원사이의 야트막한 산과 평야지대이다.

농사와 군사작전을 위한 시야 확보 때문에 잦은 산불이 있었던 곳이다. 이 지역 내에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었던 물웅덩이인 둠벙은 물 속 곤충과 작은 물고기의 생명 공간이 되고 있다.

제3부는 ‘굽이굽이 험준한 산으로 이어진 중동부 산악’이다.

   
 

철원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화천, 양구, 인제 일대의 험준한 산악지대이며, 군사작전 외에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울창하게 보존된 산림에서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멧돼지와 고라니가 뛰고, 철조망 위에서 새들이 쉬며, 녹슨 철모에 난 총구멍 사이로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곳이다.

제4부는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동해와 만나는 동부해안’으로 강원도 고성의 모래해안과 구릉 지역이다.

이곳에는 ‘소금호수’라고 불리는 석호가 있는데, 바다의 영양분인 플랑크톤도 풍부해 바닷고기와 민물고기가 한데 어우러져 살아간다. 겨울에는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철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또 동부해안은 10월 초순이면, 멀리 알래스카에서 살던 연어들이 알을 낳기 위해 수천 ㎞를 돌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 031-288-5300.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