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사고]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현장체험학습 안전대책 관련 회의에 앞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집단 참변을 당한 가운데 교육당국이 각급 학교 교장 승진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강행하려다가 뒤늦게 연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교육부와 한국교원대학교,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자로 연수위탁기관인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이 보내온 ‘교장 자격 해외교육 체험연수 참가 협조’ 공문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해외연수는 교장 승진 예정인 현직 교감·교육전문직 362명(초등 220명, 중등 142명)을 대상으로 5월 7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유럽 또는 미주지역에서 6차(기)에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도교육청은 단순 ‘이첩공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공문을 시행한 18일은 사고 발생 2일째로 국민의 관심 속에 구조작업에 총력을 쏟던 시점이다.

전날에는 초중고생들의 수학여행이 전면 보류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당시 공문을 보내면서 ‘연수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주문도 달았다.

연수일정, 사전연수 참석 당일 여권 지참, 해당 기수와 연수단 숙지 등과 함께 ‘모두 (출발 전) 사전연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문에는 연수지역(독일·체코, 미국·캐나다, 영국·프랑스, 중국, 핀란드·스웨덴), 항공편 출발·도착시간이 포함된 ‘확정명단’이 첨부돼 연수 시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공문이 나가자 학교현장에서는 “실종 상태의 단원고생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다른 지역도 아닌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장이 되려고 해외연수를 해야 하나?”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전국 차원의 법정 연수라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취소할 수 없다”며 “교육부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담당부서 관계자는 “연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연수는 시도연수(12시간), 정책연수(12시간), 연수기관연수(180시간) 등 모두 204시간이며 연수기관 연수에는 ‘해외교육기관 방문 및 사례 체험,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 및 문화체험’ 내용의 해외연수가 포함돼 있다. 문완태·구민주기자

사진=연합뉴스(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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