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앞 고개 떨군채 눈물…안부 말 조차 슬픔에 막혀
▲ [세월호 침몰] 30일 오후 고려대안산병원에서 퇴원한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구명조끼를 나눠 입었던 친구들이 보름만에 다시 만났다.
히지만 그 누구도 서로 안부의 말한마디 나누지 못했고,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사랑하는 친구들을 잃은 단원고 생존학생 70명이 사고 발생 보름만인 30일 오후 처음으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생존학생 74명 중 이날 퇴원을 한 학생 70명은 교육당국에서 마련한 전세버스 6대를 나눠타고 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막상 그날 끔찍했던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질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앞에 놓인 친구들 영정 사진 앞에 서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가혹해 보였다.
하얀색 셔츠, 아래는 감청색 치마와 바지 등 교복을 차려입은 이들은 한 명 한 명 하얀 국화꽃을 들고 제단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의 영정사진을 5분도 채 바라보지 못하고 학생들은 눈물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날 함께 했던 친구들이 이렇게 살아돌아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듯 오열, 또 오열하고 통곡을 했다.
함께 온 학부모들도 영정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옆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어린 아이들의 어깨를 조용히 감싸안아 위로할 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단원고 졸업생들도 분향소에 나와 후배들을 위로하거나 취재진들의 과도한 접근을 차단하고 후배들을 챙겨주며 한 켠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울부짖는 단원고 생존학생들도, 그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자원봉사자도, 학생들이 조문을 끝내고 쓸쓸히 돌아갈 때까지 30여분간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진 수십여명도 학생들에게 일체 질문을 삼가한 채 멀리서 조문하는 학생들 모습을 바라보며 자꾸만 젖어드는 눈물을 삼켰다.
멀리서 바라보던 한 조문객 김모(46)씨는 “하루 아침에 저 많은 친구들을 잃은 어린 학생들의 충격이 어떻겠냐”라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슬퍼했다.
한편 퇴원한 생존학생 70명은 교육부와 경기교육청, 단원고 측이 마련한 외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정기간 심리치료를 더 거친 뒤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다.
고대 안산병원에 남은 생존학생 4명은 치료를 더 받은 뒤 동일한 절차를 밟아 학교로 복귀한다. 구민주·조철오기자
사진=사진공동취재단(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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