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안전문제 무시한 대우건설…기계결함 지적 작업자 해고

   
▲ 24일 오전 10시 48분께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한 주상복합단지 신축 현장에서 상승(코핑) 작업중이던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경찰에 따르면 크레인 기사 김모씨(41)가 숨지고, 박모씨(49)가 어깨 등이 골절 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정선기자

광교신도시 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이미 4개월 전 예견된 사고였던 것으로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당초 타워크레인 설치작업자들이 크레인의 노후화와 유압장치 문제 등에 따른 안전문제를 지적하며 부품교체를 요구했지만 시공업체인 대우건설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문제를 지적한 타워크레인 설치작업자들은 모두 해고됐으며, 장비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25일 대우건설과 소방,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고층 건설작업을 위해 타워크레인의 키를 높이는 ‘텔레스코핑’ 작업 도중 크레인의 중심축이 부러지면서 일어났다.

결국 타워크레인의 기계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타워크레인은 지난 1월 크레인 설치작업자와 노조 등에서 기계결함과 안전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부품교체를 요구했던 장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크레인에서는 각종 장비 등이 노후화 돼 있던 것은 물론 유압장치와 모노레일 등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그러나 시공업체인 대우건설측은 이 같은 지적을 무시한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크레인 작업자들이 소속돼 있던 하청업체는 문제제기에 나선 도비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크레인 담당 도비팀을 구성해 현장에 투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당시 문제제기에 나선 크레인 작업자 5명은 모두 해고됐다.

이 때문에 시공업체가 타워크레인 담당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작업에 나섰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사고현장에서 크레인을 지탱하는 각종 볼트와 너트, 와이어 등이 녹이 슬거나 마모된 상태로 발견됐고, 유압장치 중간이 부러져 있었다.

한 타워크레인 전문가는 “4개월 전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담당했던 인원들이 유압장치 등 장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관리업체에서 이들을 모두 해고했다”며 “사고현장을 살펴보니 당시 지적한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정기점검을 통해 각종 장비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며 “도비팀이 교체된 것은 하청을 준 업체에서 인원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news+ 엿가락처럼 휜 20t 크레인…1명 사망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 설치 중인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건물 옥상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10시10분께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대우월드마크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에서 100m 높이의 20t급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32층 건물 옥상을 덮쳤다.

사고는 고층 건설작업을 위해 키를 높이는 ‘텔레스코핑’ 작업 도중 크레인의 중심축이 부러져 일어났다.

이 사고로 크레인 운전기사 김모(42)씨가 숨지고 건물 옥상에서 거푸집 알폼작업 중이었던 인부 박모(49)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현장 주변에 있던 차량 5대가 파손됐다.

사고가 난 주상복합건물은 광교신도시 C5블록 2만2천여㎡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8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현재 32층까지 공사가 이뤄졌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공사 기간은 2012년 3월부터 내년 8월까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조치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공사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 부러진 크레인이 추락하거나, 건물 등이 붕괴될 위험이 있어 조사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의현·구민주·주재한기자/mypdy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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