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여년 자태 뽐내던 문화재, 기닥석·기둥 뒤틀리고 기울어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기도 수원화성의 각루 중 하나인 동남각루가 안전점검 및 보강공사를 위해 목재로 임시조치되어 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 연구소에 진단을 의뢰, 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공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선기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수원화성의 한 문화재가 침하와 뒤틀림 현상이 발생해 관광객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08년 실시된 바닥 보수공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위치한 수원천과 남수문 인근에 위치한 동남각루는 1796년 수원화성과 함께 축조됐다.

동남각루는 화성 성곽 주변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각루로써 , 높이 5.45m, 폭 6.6m 규모로 지어졌다.

동남각루는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고 있어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동남각루의 일부 초석에서 침하가 발생하고, 각루 전체가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동남각루는 바닥부분의 기단석과 기둥이 틀어진 탓에 좌측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각루 입구 역시 평행사변형 모향으로 변형돼 있었다.

지난 210여년간 문제가 없던 문화재에서 이상변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는 문화재 변형에 대한 방지시설 설치와 안전진단, 원인조사 등을 위해 관광객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나선 상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초석침하 등 구조물의 변형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와 자료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가 입수한 화성시설물 보수정비사업 수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난 2008년 동남각루 주변에 대한 기반공사를 진행 한 이후 계속해 이상현상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당시 화성문화재 8개소에 대한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남각루 주변에 보도블럭을 설치하는 공사를 함께 진행했지만 이후 각루 하부가 침수되는 문제가 발생해 각루 주변의 지면을 높이는 ‘드잡이’ 공사를 추가로 실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드잡이 공사가 진행된 부분은 문제현상이 발생된 각루부분과 접해있다.

또 공사 이후 각루 주변 기단석 등에서도 교란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시가 동남각루 주변 보도블럭 설치공사 이후 각종 문제점이 발생했고, 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실시한 보수공사 된 부분에서 변형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시가 부실보수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변형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보수공사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현재 원인조사를 위해 관련 기관에 의뢰 한 상태”라고 말했다.

천의현·주재한기자/joo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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