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 등이 원인...2012년 이후 사실상 진행중단

SK그룹이 경기도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정부의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도 포함된 총 사업비 5천억 원대의 안산 흘곳 마리나 조성사업을 2년 가까이 중단시켜 놓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경영악화와 의사결정권자의 부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SK그룹은 평택관광단지 조성 등과 같은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중이고, 협약서에 사업을 백지화할 수 있는 단서조항이 담겨 있어 사실상 이 사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도에 따르면 SK네트윅스가 2010년 10월 착수한 안산 흘곳 마리나 실시계획설계(사업계획)는 2012년 10월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멈춰있는 상태다. 설계 중단이 이루어진 시점은 그룹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장 진행중이던 때였다. 

경기도와 SK네트웍스는 2008년 11월 흘곶 마리나 조성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메추리섬에 요트 등 300척의 선박을 정박할 수 있는 규모의 마리나항만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기도는 행정지원을 하고, SK네트웍스 측이 개발 예정지와 자금을 조달하는 민자유치 방식이다. 흘곳 마리나 부지 30만㎡는 SK의 전신인 유공이 LNG기기를 짓기위해 만든 매립지다.

흘곳 마리나 사업은 해양수산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마리나항만 기본계획(2010~2019년)에도 담겼다. 당초 지난해 설계용역을 끝내고 곧바로 착공해 오는 2016년 준공할 예정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SK측이 최 회장이 구속된 이후 설계가 중단됐고 사업재개를 촉구했지만 결정권자가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도 관계자는 "SK의 평택관광단지조성사업도 정상 추진되고 있다"면서 "협약서에 경제적 타당성 확보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마리나 사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SK네트윅스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회사 사정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녹록치 않다"면서 "대규모 투자사업비가 소요되는 만큼 사업성과 여건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만구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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