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혹 같은게 만져져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가 이런 건강 불안증에 시달리는 보통 사람들을 위해 자가 진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허 교수는 24일 자신의 블로그 '사회 속의 의료'에 쓴 '목에 혹이 만져져요'란 글에서 "평소에 만져본 적이 없던 목을 우연히 만져보고 혹이 있다고 병원을 찾지만, 대부분은 심각한 병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목에는 림프절(흔히 임파선이라고 하는 인체 구조물)이 잘 발달해 있는데다, 갑상선, 침샘 등 다양한 구조물이 있기에 신체의 변화에 따라 혹으로 만져질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일시적인 염증. 대표적으로 이를 뽑은(발치) 후에 뽑은 치아와 같은 방향의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는데, 이는 림프절까지 염증이 생긴 탓이다. 비슷한 이유로, 심하게 감기를 앓고 나서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감기로 림프절에 염증이 발생한 때문이다.

허 교수는 또 "갑상선이 원인이 아니냐고 많이 문의하지만, 갑상선이 손으로 만져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건강 염려증이 깊은 탓에 심지어 정상적으로 만져지는 연골조차 혹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허 교수는 소개했다.

허 교수는 다만 혹이 점점 커지거나, 지속적으로 열이 나고 통증 등의 증세를 동반한다면 병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가 어떤 질환인지 확인하는, 세포검사나 조직검사 같은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목에서 혹이 만져지는 가장 심각한 상황은 림프절에 생긴 암(악성림프종)이나 인체의 다른 부위에서 생긴 암이 퍼져서 목에 혹을 만드는 경우이다. 이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혹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을 고려해 조직검사를 필수적으로 받고, 그 검사결과에 따라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허 교수는 조언했다.

허 교수는 "목에서 혹이 만져지더라도 심각한 병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으로 감기 등 일시적 질환으로 림프절이 커져서 만져질 수 있으며, 보통 1~2주 지나면 대부분 다시 작아지는 만큼, 이런 경우는 그냥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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