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절로 '돌판김치돈정식'..미식가들 입소문 '정선더덕불고기'

   
 

의정부~포천을 잇는 국도 43호선을 지나다보면 겉모습부터 범상치 않은 음식점이 한눈에 들어온다.

‘설중매’란 주황색 간판 밑으로 70~80년대를 연상케하는 대형 영화포스터가 또 다른 간판으로 내걸려 있다. 간판 위로는 큼지막한 풍차가, 앞으로는 체조선수를 연상케하는 인형이 쉼없이 돌아간다.

식당 내부도 마찬가지다. 천장을 달리는 기차, 박수치면 돌아가는 인형 등 10여가지의 창작 로봇이 손님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모든건 주인장 조춘매(61·여)씨의 남편 ‘포천의 맥가이버’ 오의장(70)씨의 손 끝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설중매의 진정한 매력은 인형과 작품의 눈요기로 끝나지 않는다. 겉이 아무리 화려해도 본질인 음식 맛이 좋지 않으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기 마련인 것처럼 주인장 조씨의 손 맛에서 비롯된 메뉴들은 수많은 단골손님들을 만들어냈다.

   
 

설중매의 대표 메뉴는 돌판김치돈정식과 정선더덕불고기다.

개점이후 15년간 인기를 끌어 온 돌판김치돈정식은 한우 뼈로 우려낸 뽀얀 육수에 저장고에서 맛있게 숙성시킨 김치와 두툼한 돼지 목살을 각종 양념에 버무린 뒤 45분간 끓여낸다. 손님상에 나갈 때는 다시 돌판에 끓여낸 김치찜을 7~8가지의 정성스런 밑반찬과 함께 내놓는다.

결을 따라 쭉 찢어지는 김치와 부드럽게 갈라지는 돼지고기 한점을 감싸 입에 넣으면 그립던 어머니의 손맛이 절로 느껴진다.

그 맛을 느끼며 먹다보면 어느새 푸짐한 양의 김치찜도 바닥을 드러낸다. 남은 국물과 밥을 섞어도 별미가 된다. 깊게 우러난 국물이 밥알에 스며들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해 9월 새롭게 출시한 정선더덕불고기는 최근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출시되자마자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두달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고양시 덕양구에 1호 체인점이 탄생하기도 했다.

비결은 주인장 조씨가 강원도 정선에서 손수 구해오는 더덕에 있다. 신메뉴를 구상하던 조씨는 지난해 강원도 정선의 한 시장을 구경갔다가 더덕의 맛에 흠뻑 빠졌다. 타 지역 더덕에 비해 좀더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그의 미각을 자극했던 것이다.

   
 

조씨는 이 더덕을 불고기에 접목시켰다. 간장과 마늘 등을 듬뿍 넣어 양념한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감칠맛을 내고, 그 위에 고추장으로 양념돼 아삭하고 매콤한 맛을 내는 더덕을 얹었다. 숯불고기와 더덕의 조화는 또 다른 히트상품으로 이어졌다. 때로는 몰려드는 손님으로 더덕이 바닥나 정선더덕불고기를 맛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나올 정도다.

설중매에는 이밖에도 부대찌개, 오징어볶음, 황태구이, 콩비지찌개 등 다양한 메뉴가 존재한다.

주인장 조씨는 “한번 출시했다하면 그 맛을 못잊고 찾아와 만들어달라는 손님들 때문에 힘들어도 쉽사리 메뉴를 없애지 못한다”며 “그래도 그 맛에 장사하는 것 아니겠냐”고 웃음지었다.

주소 : 포천시 호국로 893(설운동 82번지)

전화 : 542―3755

김연태기자/dusxo5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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