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안맞아서..근무하기 싫은 곳이라서' 보직 불만 제기...인선 차질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지사 공관을 관리하는 별정직 7급 비서로 임명했던 한 측근이 지난 24일자로 돌연 사직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남 지사와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 ‘수원그룹’으로 분류되는 이 측근은 낮은 직급에 불만을 품고 임용 이후 10여일 동안 출근하다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지사가 후임에 수원시의원을 지낸 ‘수원그룹’의 또 다른 측근 이모씨를 공관장으로 임명했지만, 이번에는 격(格)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는 등 논공행상을 둘러싼 뒷말이 무성하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남 지사가 당협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인 C씨가 도민에게 개방키로 한 공관을 관리할 적임자로 판단해 발탁했는데, 결과적으로 인선에 실패한 셈이 됐다”면서 “젊은 국회 보좌·비서관들이 3~5급 특보 또는 비서로 임명되는데 7급 별정직 자리가 돌아오자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중부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관장도 아니었고, (남 지사를 모셨던)당협 국장 출신인데 불평불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보직 조정중이어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서울그룹’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측근 A씨를 유관 기관 실무 책임자로 기용할 복안이었으나, A씨가 도청 근무를 희망하면서 인선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남 지사 측 관계자는 “도지사가 논공행상 할 수 있는 자리가 극히 제한적이다보니 남 지사의 생각과 발탁 대상자의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취임 초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인 만큼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남 지사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측근 그룹들을 둘러싼 논공행상 하마평도 끊이질 않고 있다.

수원그룹으로 분류되는 B씨의 경우 체육관련 기관 책임자 자리가 여의치 않자, 자원봉사단체장쪽에서 이름이 나오고 있고, C, D씨는 경기도산하기관장 내정설이 돌고 있다.

도지사 후보 캠프 출신의 ‘캠프그룹’인 전직 지방의원 E, F, G씨는 복지, 문화예술, 경제단체장에서 자천타천 하마평이 돌고 있고, ‘장외그룹’인 H씨는 경제관련 기관의 임원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 지사의 한 측근은 “남 지사는 철저하게 전문성에 입각해 측근들을 발탁하고 있다”면서 “최근 나돌고 있는 인사설은 대부분 자가발전이거나, 그분들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희망사항일뿐으로 실제 측근 그룹은 극소수만 적재적소에 발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 지사가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측근을 기용할 수 있는 자리는 도지사 특별보좌관,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정도다.

이정현기자/l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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