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쪽 모두 조사 방침"...결과따라 파장 커질 듯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인 경기도의료원장이 부하 직원이 자신을 음해한다고 주장하며 관리관독 관청인 경기도에 조사 의뢰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도(道) 감사부서의 조사를 받게 된 전 기획실장은 지난 3월 한직으로 좌천 발령됐으며, 현재 무보직 상태다.

경기도는 전 실장뿐 아니라 의료원장도 업무처리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의심을 받을만한 일을 했을 수 있다고 보고 양쪽 모두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의료원장이 최근 전 기획실장을 조사해달라고 감사부서에 요구했다”면서 “원장은 자신이 근거 없는 음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의료원 안팎에서는 현 원장이 내부 인사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았고, 의료원을 개인병원처럼 운영하며, 부인이 환자 유치를 명목으로 개최한 워크숍 비용을 의료원 경비로 지출했다는 등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설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배모 원장은 “전 실장을 조사 의뢰한 것을 사실이지만, 조사에 관련된 사항은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도지사가 바뀌면 일부 직원들이 원장을 흔들어 바꾸려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삼척과 남원의료원장이 최근 그만뒀다”고 말했다.

의료원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의 경기도 관계자는 “의료원장은 전 실장이 일부 직원들과 결탁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전 실장이 한직에 무보직 상태로 발령된 것을 보면 뭔가 심각한 내분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본사격인 도의료원의 기획실장을 맡고 있던 조모 전 실장을 지난 3월 지사격인 지역병원으로 좌천 발령된 후 지금까지 보직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실장은 “(인사는)인사권자의 몫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지방노동위원회 건의 등 법적인 부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며, (조사가)끝난 뒤에 구체적인 부분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 관계자는 “의사 출신인 원장이 공공기관을 이끌다 보니 업무과정에서 이런 저런 오해를 살 만한 일을 한 것 같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도의료원 핵심 세력 사이에 분란이 났으니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감사부서는 조만간 배 원장과 조 전실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기자/l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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