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셰어링 예약 시스템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성환 씨(가명·35)는 늦게나마 여름휴가를 부산으로 떠나려고 한다. 온 가족이 해운대 부근 호텔에서 3박 4일 체류하며 해수욕장은 물론 태종대, 달맞이고개, 국제시장, 거가대교까지 둘러볼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놓고 고민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가자니 고속도로 정체는 물론 부산까지 장시간 운전이 큰 걱정이다. 또 왕복 주유비, 고속도로 요금도 은근히 부담된다. 차라리 그 돈으로 열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지만 정작 부산에서는 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궁리 끝에 부산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려고 업체에 문의했으나 최저 하루 이상은 빌려야 한다고 한다. 고작 하루 4∼5시간 차를 이용하려는데 비싼 요금을 내고 렌터카를 빌리기가 아깝다. 결국, 김 씨는 자동차를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만약 김 씨가 카셰어링을 알았다면 최종 선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카셰어링은 렌터카처럼 일 단위가 아니라 10∼30분 단위로 차를 대여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추가 시간이 필요하면 10∼30분 단위로 연장도 가능하다.  

 

◇ 카셰어링 선택과 이용 절차 

   
▲ 카셰어링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현재 ‘쏘카’, ‘그린카’, ‘유카’가 ‘빅3’ 카셰어링 업체로 손꼽힌다. 쏘카는 제주도에서 사업을 시작한 벤처기업이며 그린카는 렌터카 회사인 KT렌탈이 최대 주주다. 유카는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용 목적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한다.

쏘카는 최초 30분 이상부터는 10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30분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계절별로 할인 이벤트도 많이 할 뿐 아니라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어서 이용객들의 평가도 좋다. 하지만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서울, 대구, 부산, 울산, 제주 등 일부 도시에 국한돼 강원도나 충청도, 전라도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린카는 자동차 종류가 가장 다양하다. 다른 카셰어링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경차인 모닝, 스파크를 비롯해 액센트, 쏘울, K5 등 준중형차와 중형차를 갖추고 있다. 또 승합차인 스타렉스와 벤츠, 머스탱도 대여가 가능하다. 대여 지역도 쏘카보다 다양해 대전, 광주, 춘천, 사천, 천안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유카는 쏘카나 그린카보다는 차종이 다양하지 않지만 대여 지역이 가장 넓다. 대도시 외에 기차가 정차하는 영월, 제천, 영주, 안동, 봉화, 태백, 익산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코레일 계열사답게 기차역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어, 기차와 연계 이용하기 좋다. 그러나 열차가 없는 제주에서는 운영하지 않는다. 

 

◇ 렌터카 VS 카셰어링 

카셰어링이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주행거리, 대여 기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기 때문에 잘 따져 보고 선택해야 한다. 렌터카는 대부분 별도의 주행 요금이 없기 때문에 주유비만 부담하면 장거리 주행을 해도 된다. 그러나 카셰어링은 업체에서 주유비를 부담하는 대신 대여비와 별도의 주행 요금을 받는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경차 기준으로 ㎞당 180원을 받는다. 카셰어링 이용자가 100㎞를 달렸다면 1만8천 원, 500㎞를 달렸다면 9만 원을 주행료로 지불해야 한다. 주행료에 주유비가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비싼 편이다. 물론 대여 차종이 중형차면 ㎞당 주행료가 더 올라간다. 

또 대여 시간이 10시간을 초과하면 오히려 렌터카가 유리할 수 있다. 카셰어링 업체에서 경차를 빌릴 경우 시간당 대여 요금이 6천 원이니 10시간이면 6만 원이고, 주행비는 별도다. 반면 렌터카 중소형차의 1일 대여 요금은 5만∼6만 원 선이다. 특히 제주도의 렌터카 요금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카셰어링보다 렌터카가 경제적일 가능성이 높다. 

 

◇ 카셰어링 이용 절차 

카셰어링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소와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업체는 간단한 조회를 한 뒤 일주일 내에 집으로 회원 카드를 보내준다. 카드가 배달되기 전에도 스마트폰에서 업체 애플리케이션을 받아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다.

다음은 예약 단계다.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날짜, 장소를 입력하면 가격과 차종이 표시된다. 원하는 지역에 자동차가 없으면 다른 지역으로 다시 검색해야 한다. 대형 카셰어링 업체는 수도권에서 대여소 400∼500곳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쉽게 빌릴 수 있다. 예약을 마치면 대여 가격과 차 위치, 차량 번호, 예약 시간이 예약자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로 전송된다.

   
▲ 카셰어링 주유카드

카셰어링 업체는 대여 장소에 따로 직원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 스스로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찾아야 한다. 업체에서는 위치만 알려주는데, 주차장이 넓으면 차를 찾는 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예약한 차를 찾아 앞 유리에 붙어 있는 센서에 회원 카드를 대면 저절로 문이 열린다. 회원 카드가 없는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문 열림’ 버튼을 눌러도 된다.

자동차 운전석에 앉으면 옆에 키가 놓여 있다. 줄에 묶여 있어서 오직 시동을 걸 때만 사용 가능하다. 주차를 하고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회원 카드나 스마트폰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부에 설치된 GPS 기기가 주행거리를 기록하며, 반납할 때 총 주행거리와 정산 요금이 전화기로 전송된다. 카셰어링 업체는 주유비를 부담하는 대신 주행료를 받고 있다. 주유할 때는 차에 놓여 있는 ‘주유카드’로 지불해야 한다. 이 카드는 카셰어링 자동차 전용이며 전국 주유소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본인 비용으로 주유했다면 환급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카셰어링 이용 시 주의점 

카셰어링 업체 직원이 대여소에 없다고 해서 대여와 반납 절차가 허술하지는 않다. 이용자 스스로 규정을 잘 지켜서 추가 요금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먼저 운행 전에 자동차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다. 만약 자동차에 흠집이 있는 경우 즉시 업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본인 잘못이 아님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용자가 주행 중 작은 흠집을 냈더라도 업체에 연락해야 한다. 아무 말 없이 반납하면 나중에 고액의 수리비가 청구될 수도 있다. 또 자동차 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된다. 이밖에 다음 사용자를 위해 주유는 전체 눈금의 4분의 1 이상을 채워서 반납해야 하며 모자랄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보험은 렌터카처럼 업체마다 다르다. 대부분 대인, 대물, 자손, 차량손해 면책제도까지 들어 있다. 차량손해 면책제도는 자차 보험으로 이용자 과실로 업체 차량이 파손됐을 경우 30만∼50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최근 고가의 외제차들이 증가했기 때문에 만일을 위해 대물 배상액이 높은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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