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최고의 보람된 일이랍니다.”

구리아트홀 실버문화메신저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길현섭(62·사진)씨. 김씨는 지난 5월 실버문화메신저 양성과정 1기에 도전했다. 그는 현재 부인 백향심(60)씨와 함께 구리아트홀 전문 공연안내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직 군인(중령) 출신이다. 30여년 전 남양주 육군 제73사단 부임을 시작으로 특전사령부에서 국방부에 이르기까지 산전수전, 공수전까지 모두 겪었다. 현역시절 살아 있는 베테랑 전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구리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장교로 첫 부임하면서 부터다.

김씨는 2003년 군 전역 후 지난해까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아프카니스탄 등지의 전시지역에 파견돼 행정업무를 지원했다.

반 평생을 소위 ‘짬밥’ 계급으로 살며 부대원들을 진두지휘했던 그는 현재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꿔 공연장 안내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살고있는 셈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사회적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어느덧 또 다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김씨는 “동기와 친구들을 보며 사회진출을 위해 무엇보다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깨달음의 결과 규칙적인 생활을 철저히 지켜왔다”며 “부단한 사회적응 노력과 실버문화메신저 교육이 지금의 겸손함과 책임감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실버문화메신저는 구리아트홀이 기획·공모해 올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1천800여만원을 지원받은 프로그램이다.

만 60세 이상의 사회참여를 유도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적 역량강화 등 지역사회 공동체 참여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정은 CS교육(이용예절), 공연예술, 공연장 시설숙지, 안전교육, 타공연장 관람 등 전문강사의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15주간의 교육으로 진행되며 인턴 실습을 거쳐 정식으로 활동하게 된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효성을 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김씨 부부를 포함한 실버문화메신저 1기 수강생 21명은 구리아트홀의 단계별 교육을 소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연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성취감과 만족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김씨 부부의 설명이다.

그는 “공연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3시간 가량을 서 있다시피 하니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사회일원으로 남에게 작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고통은 금새 잊혀진다”며 “공연이라는 것이 그냥 앉아서 보고 듣는 문화로 생각했는데 관객들을 보면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등 안전사고로 부터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도 느껴져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정식 실버문화메신저 봉사활동을 통해 인생 2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나이는 들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버문화메신저뿐 아니라 남을 도울 수 있는 봉사에 더 많이 참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터뷰 내내 김씨의 ‘충성’ 구호가 지역사회에 메아리치고 있는듯 했다.

이강철기자/iprokc@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