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안산 동산고등학교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에서 학부모들이 현행 자사고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선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사흘째 본관 정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이에 소통을 강조한 이재정 교육감의 신념과 동떨어진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오전 9시 30분. 본관 정문에서 약 200m가량 떨어진 철제 정문이 굳게 닫혔다.
교육청 직원들은 정문 앞에서 차량을 우회시켰고 민원인들의 방문 목적을 일일이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한 번 들어오면 오후 6시까지 나갈 수 없다”는 직원의 말에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수백m 떨어진 곳에 주차해놓고 걸어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정문을 통과한 방문객들은 본관 건물로 들어가는 유리문 앞에서 이중 확인절차를 거친 뒤에야 겨우 도교육청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본관 건물로 들어가는 후문과 건물 우측으로 통한 일명 ‘쪽문’ 등도 모두 자물쇠로 채워 막아놓았다.
건물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5일부터다.
입학 추첨제 도입을 반대하는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이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다 직원들과 갈등이 빚어진 뒤로 도교육청은 학부모 대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관련 민원인은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날 철제 정문까지 닫은 것은 도교육청 정문 앞 인도에서 안산동산고 학부모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됐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불통행정’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안산동산고 1학년 학부모는 “교육감을 만날 때까지 밥을 먹지 않겠다”며 도교육청에서 사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우리가 무력을 행사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경찰까지 투입해 이중 삼중으로 통제하는 게 교육감의 소통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교육감과 학부모 대표가 한차례 면담을 했다”며 “직원과의 갈등도 발생했던 민원사안이고 일부 학부모들이 청사 진입을 시도하기 때문에 정문에서부터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news+ 동산고 입학전형 타결 조짐
경기도교육청과 갈등을 빚어왔던 안산동산고 입학전형 문제가 타결될 조짐이다.
그동안 안산동산고는 서류전형인 1단계에서 내신성적을 중심으로 1.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 점수를 합산해 신입생을 선발해 왔으며, 내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학생을 뽑을 예정이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입학전형을 추첨제로 일부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안산동산고의 입학전형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안산동산고 측과 학부모들, 중3 학부모들이 나서 추첨제 입학 전형에 반대하고 나섰으며,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 내에서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했던 도교육청과 안산동산고 측이 추첨제 비율을 두고 협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을 빚었던 입학전형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산동산고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사회적배려자전형 20%, 안산지역우선선발전형 10%를 추첨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오늘 내일 중으로 학교에서 논의 후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청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입학전형 공고가 20일가량 늦어진 만큼 빠른 시일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민주기자/kmj@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