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매캔 지음 | 윤민경 역 | 처음북스| 296쪽

   
▲ 남자를 말하다

세계적 작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일까.

세계적인 남성잡지 ‘에스콰이어’의 자유기고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칼럼 매캔은 세계적인 작가 8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남자가 되는 법이란 무엇인가(How to be a man).

80명의 작가들로부터 단편 소설, 에세이, 충고의 말 등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고, 그에 대한 결과가 바로 이 ‘남자를 말하다’이다.

‘속죄’의 이언 매큐언, ‘연을 쫓는 아이’의 할레드 호세이니, ‘악마의 시’의 살만 루시디. ‘세월’의 마이클 커닝햄 등 80명의 문학가가 감동적이고, 미소를 짓게 하고, 그리고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남자는 80명 작가의 개성만큼 각양각색이다.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앞으로 걸어가는 게 남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화장실에서 한 쪽 무릎에는 노트북을 한 쪽 무릎에는 시리얼을 올려놓고 ‘뻔뻔스럽게’ 균형을 잡는 것이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다.

여러 목소리로 남자를 말하지만, 이 책은 미덕이 있다. 남자라면 ‘이러해야 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이야기를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남자’라고 말한다.

그래서 한 번 읽을 때보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 더욱 큰 깨달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남자를 말하다’에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는 세계적 작가의 글솜씨와 그들 각각의 개성이다. 이언 매큐언은 그 짧은 글 속에서도 위트가 넘치는 반전을 보여주며, 할레드 호세이니는 가족과 눈물을, 살만 루시디는 역설적인 인간이란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 수록된 하나하나의 짧은 글 속에서 개성과 교훈을 찾아내는 것은 또 하나의 숨겨진 재미일 것이다.

2009년 아마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의 저자이기도 한, 이 책의 편집자 칼럼 매캔이 또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보탠 건 물론이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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