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조안면은 수도권 최초, 유일의 슬로시티(slowcity)다.

조안면은 슬로시티란 이름에 걸맞게 북한강과 남한강이 서로 만나 유유히 흐르며 자연의 수려함과 다산 정약용의 얼을 그대로 지닌 전통이 있는 곳이다.

슬로투어를 통해 트래킹여행, 자전거길, 테마여행, 맛기행을 떠날 수 있고 슬로체험을 통해 마을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다.

8월의 마지막 주에는 느림의 미학이 가득한 조안 슬로시티로 떠나봄이 어떨까?



#트래킹여행

운길산과 예봉산, 한강이 어우러지고 다산 유적지와 연꽃마을, 팔당댐과 폐철도 등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아련한 향수에 젖어든다.

다산길 1코스 ‘한강나루길’은 총 16.7㎞로, 중앙선 옛 철로가 있는 코스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팔당호의 풍광과 폐철로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평탄한 코스여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한강과 팔당나루터, 소내나루를 보면서 걷는다고 해서 ‘한강나루길’로 불린다.

2코스는 총 3.4㎞의 ‘다산길’로, 남양주시의 가장 대표적인 걷기 코스다. 남양주시 트레킹 코스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능내리삼거리에서 마재마을 연꽃호수를 거쳐 다산유적지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강변길과 호숫길·숲길을 비롯해 시골마을길, 야트막한 산길이 이어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3코스 ‘새소리명당길’은 4.8㎞의 길이로, 이름 그대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조안초교에서 시작해 북한강변을 따라 다산유적지 등을 거쳐 냉내리에서 끝을 맺는다.

   
 

4코스 ‘큰사랑산길’은 총 15.4㎞로, 운길산에서 시작해 해발 683m의 예봉산 지나는 산길 코스다. 운길산의 옛 이름인 ‘큰사랑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경사가 완만해 성인 남자 걸음으로 4~5시간이면 충분하다.

5코스 ‘문안산길’은 길이가 가장 긴 17.3㎞로, 이름 그대로 문안산을 지나는 길이다. 여기에 마을길을 돌고 돌아 고갯길을 오르내리고 문안산 등성이를 넘어야 하는 흐름이어서 웬만한 체력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다.

지난해 12월에 준공된 슬로시티길은 약 6㎞에 이르는 문화탐방로로 조안면 진중리, 송촌리 생태체험마을과 수종사 일원에 조성돼 있다. 운길산역에서 시작해 마진산성, 논을 가로지르는 데크, 수종사, 변협장군묘 등 지역 역사 스토리를 만나며 걷다 보면 어느덧 슬로시티문화관에 도착하게 된다.



#자전거길여행

팔당에서 양평과 대성리로 이어지는 남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자전거길이 주안면 자전거길여행의 백미다.

팔당호와 북한강의 빼어난 풍경과 중간중간 만나는 간이역의 운치도 느낄 수 있다. 강바람의 향기를 맡으며 힘차게 페달을 밟지만 느림의 미학도 동시에 느끼는 자전거길여행을 통해 자동차 매연으로 가득한 도심에서의 일탈을 꿈꿔도 좋다.

조안면이 추천하는 자전거길 코스는 (구)팔당역에서 시작, 팔당댐, 능내역, 연꽃마을, 다산유적지, 족지섬전망대, 운길산(수종사), 남양주종합촬영소, 유기농테마파크, 북한강야외공연장(피아노폭포) 등 10경을 거치는 일정이다.

특히, 봉안터널을 지나는 동안 느껴지는 색다른 재미는 이곳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백미로 꼽는다.



#테마여행

오전 9시20분 도농역에서 시작해 피아노폭포, 유기농테마파크, 다산유적지, 남양주역사박물관을 거쳐 오후 6시 도농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피아노폭포에는 신기한 구석이 많다. 그랜드 피아노 본떠 만든 화장실이 우선 그 첫 번째다. 이곳은 원래 하수처리장이다. 남양주시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맑은 물로 바꾸고, 하수처리 방류수를 이용해 환경체험관과 92m에 달하는 인공폭포, S자형 물놀이 시설 등을 갖추었다.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183번지 일원에 위치하고 있는 유기농테마파크는 대한민국 유기농업의 역사와 특징, 전시, 체험, 휴식의 공간이다. 김치담그기 등 각종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다산유적지는 다산의 생가인 여유당을 비롯, 기념관 등이 조성돼 있다. 생가 유적지내 문화의 거리에는 화성의 축조에 사용된 거중기와 녹로, 경세유표, 목민심서를 새긴 통판이 전시돼 있어 다산의 실학정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조안의 명소·명품

조안면 명소하면 실학박물관, 다산유적지, 남양주종합촬영소, 운길산수종사, 남양주한강자전거길, 능내연꽃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실학박물관과 다산유적지는 다산 정양용이 태어난 조안면 능내리 일대에 위치해 있다. 실학박물관은 조선후기 실학 사상을 오늘에 계승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 실학콘서트, 실학여행, 실학캠프, 다도체험 등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한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라고 불리는 곳이다. ‘서편제’부터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 대표적인 한국 영화들이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만들어졌다.

조안면 명품으로는 연가공품, 오디, 유기 농장류·장아찌·쌈채와 짚풀공예품 등이 있다.

특히 연가공품은 연꽃마을로 유명한 능래리 주민들이 직접 가공·생산한 제품들로, 방문객 및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매달 둘 째주 토요일 열리는 ‘조안슬로장터’와 인근 ‘물의정원’도 꼭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다.

또한, 오는 10월 3~5일까지 3일간 조안면 유기농테마파크와 진중체육공원에서 열리는 ‘2014 슬로푸드 한국 대회’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번 슬로푸드 한국 대회는 국내 각 지역의 슬로푸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슬로푸드 국제컨퍼런스, 슬로푸드 요리경연대회, 슬로푸드 먹거리장터, 슬로푸드 직거래장터 등 다채롭고 즐거운 무대의 장이 마련된다.



▶찾아오는길(조안 슬로시티문화관)

버스 = 일반버스 167 청량리역 승차 → 조안면복지회관 하차 → 도보5분

지하철 = 중앙선 운길산역 하차 → 도보 13분

자가용 = 6번국도 조안면교차로에서 조안면사무소 방면 좌회전 → 북한강로따라 3.5km 직진



<슬로시티>

슬로시티는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 운동.

남양주 조안면을 비롯해 국내에는 12곳이 지정돼 있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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