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 1번 버스는 양평과 여주를 잇는다. 두 지역의 명소를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연합뉴스

경기도 양평과 여주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서울과 거리가 가깝고 수도권 각지를 잇는 교통편이 편리하며,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양평 1번 버스는 양평터미널에서 여주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교통편으로 두 곳 사이의 명소를 여행할 때 이용하면 좋다. 또 두 터미널에서 모두 서울과 수도권 각지를 오가는 버스가 운행되고, 중간에 중앙선 양평역도 거쳐 대중교통만으로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먹거리 가득한 양평재래시장

양평터미널을 출발한 버스가 가장 먼저 들르는 여행지는 ‘양평 물맑은 시장’으로 불리는 양평재래시장이다. 평소에는 음식점, 옷가게, 화원, 쌀집 등의 점포가 늘어선 평범한 시장이지만, 오일장이 서는 끝자리가 3과 8인 날에는 양평시장길과 양평장터길 주변이 채소와 과일, 과자, 떡, 심지어 생선까지 팔러 나온 상인들로 북적인다.

물론 평상시에도 즐거움은 있다. 바로 양평시장길에서 이어지는 먹거리 골목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조선시대부터 선지와 내장으로 끓여 서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선지해장국을 비롯해 도래창(돼지의 장간막) 구이, 콩국수와 손칼국수, 칡냉면, 만두, 닭 강정, 한우 설렁탕, 전 등 군침이 도는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양평재래시장에는 친환경 농업으로 생산된 쌀, 농산물, 쌀과자 등을 파는 ‘로컬푸드 직매장’도 있다.

   
▲ 양평군립미술관은 회화, 사진, 영상, 입체조형,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다. 연합뉴스

양평시장 다음 정류장은 ‘양평군청 양평역’이다. 중앙선 열차로 양평역에서 내렸다면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정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양평군립미술관이 있다. 남한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이 들르는 명소로 회화, 사진, 영상, 입체조형,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가 펼쳐진다. 오는 9월 14일까지는 여름 프로젝트로 ‘디지털 르네상스’ 전이 열리는데,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을 첨단 IT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파사성

재래시장과 양평역을 거친 버스는 오른쪽으로 남한강이 펼쳐지는 500여m의 강변도로를 지나 37번 국도로 접어든다. 주변으로는 약 30여 분 동안 한적한 농촌 풍경이 이어진다. 이후 ‘상자포리’ 정류소를 지나면 다시 오른쪽으로 남한강 줄기가 시원스런 모습을 내비친다.

   
▲ 삼국시대 유적인 파사성에서는 남한강과 주변 경치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연합뉴스

다음 정류장인 ‘왕대울’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석축 산성인 파사성(婆娑城)으로 가는 입구다. 파사성은 신라 제5대 파사왕 (재위 80~112년) 때 처음 쌓았고 임진왜란 때 승장 의엄(義嚴)이 승군을 모아 증축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동문과 남문이 있던 터가 남아 있고, 능선을 따라 유려한 모습으로 들어선 석성이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적의 동태를 살피기 좋은 곳이어서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시원스럽게 펼쳐진 평야와 구릉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860m로 30분 정도 걸린다.

한편 왕대울에서 두 정류장 전은 ‘개군터미널’로, 봄이면 노란꽃이 화사한 산수유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인근 내리 산수유마을에는 1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 7천여 그루가 군집을 이루고 있으므로, 3~4월에 찾아왔다면 꼭 들르도록 한다.

 

◇천서리 막국수, 칼칼한 감칠맛의 별미

왕대울 다음 정류장은 막국수로 유명한 ‘천서사거리’이다. 파사성에서 내려온 길이라면 버스를 타기보다는 걸어가는 편이 낫다. 파사성 주차장에서 걸으면 ‘천서리 막국수촌’까지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천서리에는 1960년대 근방 야산에서 사냥을 하던 사냥꾼들이 자주 찾으면서 막국수 전문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 막국수촌에는 ‘천서리 막국수’를 비롯해 ‘홍원막국수’, ‘강계봉진막국수’, ‘봉황막국수’ 등 막국수 전문점 약 10곳이 성업 중이다.

   
▲ 양평물맑은시장에는 선지해장국, 도래창(돼지의 장간막) 구이, 콩국수와 손칼국수, 칡냉면, 만두, 닭 강정, 한우 설렁탕, 전 등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또 여주 천서리에서는 칼칼한 막국수를 맛볼 수 있다. 연합뉴스

이곳에서는 꿩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섞은 찬 육수에 메밀 면을 말아내는데 새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에 한 그릇이 금방 비워진다. 새우젓과 고추장, 겨자를 섞은 소스에 찍어 먹는 편육도 맛이 좋다. 인근에는 해장국집, 냉면집 등도 있으므로 막국수가 입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신륵사,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찰

대신면에서 37번 국도를 벗어난 버스는 시골길을 한참 달린 후 여주 시내로 접어든다. 여주대교를 건너기 전 ‘천송동’ 정류장에 정차하는데, 인근에 신륵사 국민관광지가 있다. 이곳에는 신륵사와 여주 도자세상, 여주박물관이 모여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 중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단연 신륵사다.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고즈넉한 강변에 자리한 신륵사는 고려 우왕 2년(1376)에 나옹선사가 입적하면서 유명 사찰이 됐고, 조선시대에는 영릉(세종대왕릉)의 원찰이 되면서 중창됐다. 경내에는 조사당,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석등, 다층석탑, 다층전탑 등의 보물급 문화재가 있다.

   
▲ 관광객을 실은 황포돛배가 신륵사 앞 강줄기를 따라 평온하게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강변 바위 위에 세워진 강월헌(江月軒)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탄성을 자아낸다. 강물 위로는 관광객을 실은 황포돛배가 지나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수상스키나 바나나보트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강월헌에는 시원한 바람도 끊이지 않아 잠시 더위를 식히며 쉬어 가기 좋다.

 

◇흥미로운 여주 도자세상과 박물관

신륵사 바로 옆에는 여주 도자세상이 있다. 이곳은 생활 도자에서 예술 도자까지 전국에서 생산된 도자기를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전문 쇼핑몰이다. 아트 숍, 리빙 숍, 브랜드 숍, 갤러리 숍 등 주제별로 매장이 구분돼 있고, 생활 도자를 주제로 각종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반달미술관이 있다. 반달미술관에서는 오는 11월까지 ‘순간 전(展)’이란 제목의 전시회가 진행된다. ‘일상의 지휘자’, ‘엄마의 화장대’, ‘부엌’, ‘우리 가족의 저녁식사’ 등 인생의 순간 속에서 이야기를 간직한 물건을 도자 작품으로 구현했다.

여주박물관은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여주역사실’에서는 구석기시대 석기부터 삼국시대 매룡리 고분군 유적과 불교 유적, 중암리 고려백자 요지의 가마터 유물 등을 볼 수 있고, ‘류주현 문학전시실’에는 한국의 대하역사소설 장르를 개척한 여주 출신 소설가 류주현의 삶과 작품 세계에 관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또 지하에는 남한강에서 채집한 다양한 모양의 수석이 전시된 ‘남한강 수석 전시실’이 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여주대교를 건너 ‘상동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로 건너편에 영월루가 자리한다. 10여 분 정도 걸으면 닿는 영월루에서는 남한강의 푸른 물줄기와 신륵사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양평 1번 시내버스 운행 정보 = 양평 1번 버스는 하루 9회, 약 20분~2시간에 1대꼴로 운행한다. 그러나 운행 노선이 조금 다른 1-1번과 1-2번 버스가 주요 관광지에서 정차하기 때문에 1번 버스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첫차와 막차 = 양평터미널 06:10, 20:10 여주터미널 07:50, 21:30

▶요금(어른/학생/어린이) = 기본 1천200원/1천원/600원(교통카드 1천100원/880원/550원), 양평터미널~여주터미널 1천700원/1천400원/900원(1천600원/1천300원/800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