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15억 투입한 특색도로...개통 10년만에 안내판 문구 훼손

   
▲ 수원 신동삼거리 인근에 설치된 '박지성길' 도로 안내판이 내용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돼 있고, 박 선수의 발을 본뜬 족상은 녹이 슨 채 잡초 사이에 방치돼 있다. 이정선기자

수원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박지성 선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박지성길’이 개통 10여년만에 지자체의 관리부실과 무관심으로 유명무실화 됐다.

더욱이 각종 기념 시설물 등은 훼손된 채 흉물로 방치돼 있어 지역 특색길에 대한 관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박지성길은 지난 2005년 영통구 망포동(현 신동삼거리)과 화성시 병정읍(현 반정교차로) 구간 1.3㎞ 규모로 건설됐다.

해당 도로건설에 도비와 시비 등 예산 315억원이 투입됐다.

개통 당시 박지성로는 국내에서 현역 스포츠 선수의 이름을 딴 ‘최초의 도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도로 주변지역에 박지성 축구센터가 건립됐고, 박지성 삼거리에는 2m 높이의 박지성 캐릭터 동상과, 족상, 경기 사진 등이 설치됐다.

그러나 박지성길을 개통한 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지자체의 관리부실과 무관심으로 지역 특색길이 유명무실해졌다는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도로명 주소 재정비를 위해 화성시 소재 구간(3.4㎞)을 포함시킨 이후 도로명칭이 ‘동탄지성로’로 변경된 탓에 지자체간 관리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수작업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도로와 시설 등의 관리가 엉망인 상태로 방치돼 있다.

실제 수원 신동삼거리 진입로에 설치된 도로 안내판은 설명 문구 등이 훼손된 채 수개월 째 방치돼 있었다.

해당 안내판은 박지성길 조성 취지와 박 선수의 선수이력 등을 담은 시설물이다.

또 박 선수의 족상과 도로에 비치된 선수시절 사진 등은 녹이 쓸거나 색깔이 바래있는 등 곳곳이 훼손돼 흉물스러워 보였다.

인도는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을 자아내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市)는 시설물 설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보수작업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김모(52·수원시 망포동)씨는 “도로 조성 초기에는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더니 지금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지역 특색길에 대해 행정당국이 제대로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로 유지·보수는 지속해서 펼쳐오고 있었다”며 “해당 시설물에 대한 문제점은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시정조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호기자/k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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