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공연한 스페인출신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B vocal) 내한공연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다.

뉴욕 브로드웨이가 그들을 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는지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비보컬의 5명 단원들은 오직 목소리를 통해 드럼(drum), 기타(guitar), 브라스(brass), 리듬(rhythm) 등의 소리를 아카펠라로 재창조해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했다.

비보컬은 1997년 결성된 이후 매년 200회 이상, 지난 17년간 3천회가 넘는 공연을 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난 2010년에는 세계적 권위의 아케펠라 대회 ‘하모니 스윕스테이크스 뉴욕’에서 우승과 함께 청중상 등 5관왕에 올랐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1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4년째 방문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관객들이 친근감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그들은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비롯해 마이클잭슨의 ‘빌리진’·‘힐 더 월드’, 레이디가가의 ‘베드 로멘스’ 등 유명 팝송을 선보였다.

또한 영화 프리티우먼의 ‘프리티우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공식 주제가 ‘와카와카’와 오페라의유령·라이언킹·맘마미아 등 뮤지컬 대표 넘버를 연주했다.

알베르토 마르코, 페르민 폴로, 카를로스 마르코, 아우구스토 곤잘레스, 후안 루이스 파르시아 등 5명이 선보이는 다채롭고 재미있으며 엉뚱하기까지 한 퍼포먼스도 압권이었다.

특히 아우구스토가 유창하게 ‘사랑해’를 말하는 부분과 알베르토가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미남’, 5명 중 유일하게 ‘총각’이라는 페르민의 소개 등이 웃음을 줬다.

또한 후안은 오페라의유령으로 분장해 ‘더 팸텀 오브 디 오페라’를 부르는 장면이나 땀을 흘리며 탭댄스를 추는 장면에서 좌중을 압도했다.

공연 마지막 부분, 한국인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 공연은 이번 공연의 백미다. 화려한 조명과 폭죽 등 무대 연출과 5명 모두가 만들어낸 아카펠라의 향연은 이때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비 보컬은 오는 21일 고양시 일산 광성교회 공연을 마지막으로 이번 내한공연을 마무리한다. 내년에는 6월 2~21일까지 한국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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