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숙박업소 업주들이 인천아시안게임 특수를 노리고 평소보다 2배가량 높은 숙박료를 받고 있어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모텔의 평소 숙박 요금은 평일 4만원, 주말 4만5천원 수준으로 대부분 5만원을 채 넘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숙박료가 2배가량 높아진 상황이다.

이달 들어 아시안게임 기간 숙박 예약을 받는 인천지역 모텔과 여인숙 980여곳의 2인실 하루 숙박료는 7만∼8만원 선으로, 대회 주요 경기장과 가까운 일부 모텔은 12만∼15만원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아시안게임 관광객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방에 짐을 풀어놔 그 방은 낮에만 잠깐 빌려 주는 ‘대실’을 할 수 없다”며 “대실 비용 2만∼3만원은 추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구의 한 모텔 업주 최모(50)씨도 “대실 손님을 받지 않고 24시간을 빌려주는 데 똑같이 받을 수는 없지 않냐”며 “바가지라고 하지만 영업주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선수촌에 입촌하는 각국 선수단과 임원진을 제외한 아시안게임 순수 관광객으로 200만명이 인천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를 보기 위해 인천을 찾으려다가 비싼 방값 탓에 숙박을 포기하고 ‘당일치기’로 되돌아가려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경기도 가평에 사는 양모(29·여)씨는 “농구를 좋아해 남편과 휴가를 내고 아시안게임 기간 인천에 계속 머물면서 우리 농구 대표팀의 전 경기를 다 볼 계획이었다”면서도 “방 값을 알아보는데 터무니없이 비싸 나머지 경기는 취소하고 일단 결승전표만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공중위생법상 숙박업소의 요금은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지난 7월1일부터 법이 개정돼 게시한 요금보다 많이 받을 때에만 개선명령 후 영업정지를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현장에서 단속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백승재기자/be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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