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에 위치한 수원사 중문에 신임 주지 임명을 반대하는 신도들이 조계종과 용주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김지호기자/kjh@joongboo.com

대한불교조계종 2제교구 본사 용주사가 최근 단행된 수원사 신임 주지스님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신도들은 이번 인사가 적법한 절차를 생략한 채 막무가내 인선으로 진행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신도들은 용주사 항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수원사 통제와 물리력 행사까지 예고하고 있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용주사와 수원사 신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은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 세영스님을 용주사 새 주지로 결정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지난 30여 년간 수원시 주지를 맡아왔던 성관 스님은 해임됐다.

신도들은 인사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 주지가 임명되는 과정에서 용주사 운영위원회 협의가 전혀 거쳐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신도들에게조차 인사에 대한 논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신도들은 지난 18일 성관스님의 해임되게 된 사유와 스님 주지 세영스님의 인선기준을 묻는 공개서한문을 용주사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또 주지스님 지명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수원사 입구에 조계종과 용주사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부착했다.

또한 일부 신도들은 이날까지 수원사 입구를 통제하고 있으며, 용주사 직원들이 인수인계를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용주사측은 나흘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조차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신도 A씨는 “이번 신임 주지 임명은 지난달 용주사 주지 선거에서 성관스님이 패한데 대한 정치적 보복에 가까운 행위”라며 “용주사가 이번 임명에 떳떳하다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비난했다.

김춘호 신도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작정 신임 주지 세영스님의 부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이유와 임명 기준을 밝히라는 것”이라며 “용주사의 아무런 답변 없는 태도에 신도들은 용주사는 물론 서울 총무원까지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용주사 관계자는 “앞서 계획된 인수인계를 위해 수원사를 방문할 것”이라며 “물리적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추가 협의가 있을 수 있고,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사는 용주사 직할 사찰로 1만여 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1920년 최초 포교당이 설치된 이후 90여년 이상 신도들이 찾고 있다.

김지호기자/k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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