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20㎞ 달려도 안정적…오프로드 성능 두드러져

   
 

 폴크스바겐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은 2002년 첫선을 보인 뒤 2010년 전면 변경된 2세대 모델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8만대가량 팔린 폴크스바겐의 대표적 4륜구동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1천897대가 팔렸고, 올해는 현재까지 350대가 판매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르셰 카이엔, 아우디 Q7 등 체코 공장에서 함께 생산되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상위 브랜드 모델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해 한 뿌리를 지녔으나 용맹하기로 이름 높은 아프리카 부족에서 이름을 따온 차답게 비포장도로(오프로드)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한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개선된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새로 입힌 2.5세대 투아렉을 내놓고 각국 기자들을 초청해 독일 현지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뮌헨 국제공항에서 뮌헨 외곽 그린힐 골프공원까지 약 100㎞의 거리를 신형 투아렉 가운데 주력 모델인 V6 TDI을 타고 약 1시간 반에 걸쳐 달려봤다.

 신형 투아렉은 우선 외관부터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앞면은 넓어진 바이제논 헤드라이트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더 당당하고 강인한 인상을 풍겼고, 뒷면도 LED 후면 안개등과 반사등을 범퍼에 새롭게 위치시켜 너비가 더 두드러져 보였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자 SCR 촉매 변환장치가 장착돼 EU6 배기 기준을 충족하는 신형 V6 TDI 엔진이 부드럽게 출발 준비를 했다.

   
 

 국도로 빠져나가 본격적인 주행 모드에 들어가도 디젤 엔진음은 귀에 거슬리기기 보다는 중간에 한번 걸러져 운전자를 적당히 자극시키는 기분 좋은 소음을 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옥수수밭 가운데로 난 구불구불한 국도를 시속 100㎞ 정도로 달릴때 핸들을 급하게 틀어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얼마간 달린 후 속도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으로 접어들자 1차선으로 이동,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봤다. 육중한 체구가 무색하게 사뿐히 앞으로 나아가지만 차체의 흔들림과 풍절음이 없어서인지 속도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옆 차선의 차들이 뒤로 처지는 것을 깨닫고 계기판을 확인했을 때의 속도는 최대속도(시속 225㎞))에 살짝 못미치는 시속 220㎞까지 올라 있었다.

 2.5세대 모델로 변경하며 새로 적용된 기술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코스팅' 기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차선을 바꿔 시속 120㎞가량으로 속도를 줄인 후 가속페달에서 완전히 발을 떼어봤다. 코스팅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줄지 않고 일정기간 주행케 함으로써 연비 향상에 기여하는 기능으로 현재까지 BMW, 포르셰 등 프리미엄급 차량 극히 일부에만 갖춰져 있었다. 여느 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지만 코스팅 기능이 탑재된 신형 투아렉은 축적된 운동에너지를 이용, 큰 감속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폴크스바겐측은 이 같은 코스팅 기능 추가, 차체와 차체 하부의 공기역학적 기능을 개선하는 등의 방식으로 연비를 기존의 리터당 13.88㎞에서 15.15㎞ 수준으로 약 9% 끌어올리는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기존 184g/㎞에서 173g/㎞로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신형 투아렉에는 또 사고 발생시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줘 후속 사고를 방지하는 2차 추돌 자동 제어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하는 등 안전 사양도 강화했다. 폴크스바겐의 크리스티안 불만 제품 홍보 이사는 "통계에 따르면 1차 사고의 약 14%가 2차 사고로 이어진다"며 "1차 사고가 났을 때 차를 자동으로 멈춰주는 기능을 2년 전 골프에 처음 적용한 뒤 이번에 투아렉에도 집어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추돌이 예상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고 자동으로 제동을 거는 프런트 어시스트, 윙 미러의 LED 깜빡임으로 사각지대에 포착된 차량이나 높은 속도로 다가오는 차량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등 다양한 안전 사양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목적지인 그린힐 골프장에 도달한 뒤에는 급경사 언덕, 물웅덩이, 울퉁불퉁한 노면 등으로 구성된 오프로드 체험에 나섰다.

 먼저 출발한 앞차가 45도에 달하는 급경사면을 내려갈 때 한쪽 바퀴가 허공으로들리는 것을 볼 때는 공포가 밀려왔지만 막상 현장에 배치된 폴크스바겐 운전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 직접 운전을 할 때에는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사륜구동 시스템, 주행 높이를 조절하는 에어 서스펜션 등 차체에 갖춰진 다양한 오프로드 지원 기능 덕분이었다.

 오프로드에서는 급경사면에서 핸들 조작을 통해 방향만 올바르게 잡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알아서 천천히 내려가는 기능, 급경사 면을 올라갈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밀리지 않는 자동 홀드 기능 등이 유용하게 사용됐다.

 신형 투아렉은 이번 가을 서유럽에서부터 V6 TDI, V8 TDI, 하이브리드 3가지 모델로 출시된 뒤 연말에 러시아, 내년 초 북미와 아시아에서 잇따라 선보여진다. 유럽에서는 올겨울부터 구글 어스 매핑 서비스, 구글 스트리트 뷰, 온라인 교통정보 등 라디오·네비게이션 시스템과 휴대전화가 결합된 모바일 온라인 서비스도 제공될예정이다.

 한편, 폴크스바겐측은 전세계 SUV 시장이 급성장하는 흐름에 맞춰 현재 티구안,투아렉으로 구성된 SUV 라인업에 티구안보다 더 작은 콤팩트 SUV, 티구안과 투아렉 사이의 중형급 SUV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만 이사는 "2002년 투아렉으로 SUV 시장에 처음 뛰어든 폴크스바겐은 시장 진입은 다소 늦었으나 티구안, 투아렉으로 전세계 SUV 시장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티구안보다 작은급, 티구안과 투아렉 중간급 SUV를 추가해 4개 세그먼트로라인업을 늘리면 전세계 SUV 시장을 주도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구안보다 더 작은 SUV는 내년, 티구안과 투아렉 중간 크기의 SUV는 2016년께 나올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BMW X시리즈처럼 티구안과 투아렉에 기반을 둔 쿠페 스타일의 SUV 개발 계획도 있다고 밝혀 앞으로 폴크스바겐 SUV가 한층 다양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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