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336페이지

   
▲ 사도세자

스물여덟의 짧은 삶, 광인으로 낙인찍혀 뒤주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

아들을 죽인 아버지 영조, 비명에 간 아비를 애틋하게 그리워한 조선시대 최고의 계몽군주인 정조.

15세에 대리청정에 나설 만큼 남달리 총명했고, 영조와의 관계도 원만했던 사도세자가 아버지에 의해 참담한 최후를 맞이했다. 당시 집권층의 권력을 둘러싼 암모와 수많은 인과의 사슬이 얽혀 결국 사도세자는 비정한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사도세자’는 수백 년간 역사 속에 미치광이로 박제되었던 그가 애민을 실천하는 성군의 자질을 보여주려던 꿈을 좌절당하며 운명 앞에 무너졌던 모습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한편, 수많은 살해 위협에 맞서 그의 아들 정조가 벌이는 정치 게임의 스릴을 박진감 넘치게 보여주고 있다.

사도세자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서는 정신병적인 광인으로 기록된 반면 ‘조선왕조실록’이나 정조가 지은 ‘어제장헌대왕지문’ 등에서는 태평성대를 꿈꾸는 성군의 자질을 보여주는 인물로 기록되는 등, 역사의 한복판에서 이중적인 잣대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아버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던 정조의 모습과 권력과 정치의 격변 속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개혁군주로서의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낸다.

역사적 비극의 진실은 저자에 의해서 새로운 숨결을 타고 흘러나온다. 생생한 역사적 진실과 비명에 간 사도세자의 진면목을 찾기 위한 자료발굴로 역사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한층 돋보인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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