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 '죽음의 구멍' 백화점·아파트 단지 등 도심 곳곳 노출
▲ 경기도내 백화점과 아파트 단지내 설치된 환풍구. 보행자들이 보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위험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고, 일부 철제덮개는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이준석기자 |
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와 유사한 환기시설이 도심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안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시설의 경우 행인들의 통로로 사용되고 있어 유사한 사고가 재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N백화점 출입구 앞.
출입구 옆쪽으로 길이 10m의 환풍구가 바닥면에 설치돼 있었다.
환풍구 안 깊이는 30여m에 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해당 시설 주변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나 경고문 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백화점 측은 오히려 해당 환풍구 덮개 위에 철제로 만든 발판을 올려놓고 보행로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 이용객은 “이 곳이 환풍구인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밑을 내려다보니 아찔하기만 한데 도대체 백화점은 이 곳에 발판을 왜 설치해 놓은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S백화점 출입구 옆에 설치된 환풍구 역시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5m깊이의 환풍구가 설치돼 있지만, 시설 주변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꼬깔을 세워놓은 것이 안전대책의 전부였다.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환풍구도 위험스럽기는 마찬가지다.
▲ 경기도내 백화점과 아파트 단지내 설치된 환풍구. 보행자들이 보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위험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고, 일부 철제덮개는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이준석기자 |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H아파트 단지 안 야외주차장 주변으로 3~5m의 길이의 환풍구 10여개가 바닥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해당 환풍구 덮개 역시 곳곳이 녹슬어 철골이 끊어져 있었으며, 규격이 제대로 맞지 않아 이격된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문제의 환풍구에 대한 아무런 안전통제가 이뤄지지 않은채 방치돼 있어 자칫 아이들의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됐다.
한 주민은 “그동안 문제의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사고로 인해 아파트 주변의 환기구가 얼마나 관리부실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지역 인근인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곳곳에 설치돼 있는 환풍구 역시 안전대책은 미비했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H스퀘어 앞에 설치돼 있는 환풍구의 경우 성인 남성 한 명이 올라서자 덮개가 들썩거릴 정도로 불안한 상태였지만 안전대책은 사고 발생 후 뒤늦게 ‘접근금지’ 안전선을 설치한 것이 전부다.
한 문제의 시설 관계자는 “환풍구 추락사고가 나기 전까지 누가 환기구가 위험하다 생각했겠느냐”며 “하루 빨리 안전대책을 마련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의현·주재한·이준석기자/j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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