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야외공연장 관리 이대로 좋은가]
▲ 17일 오후 5시 53분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 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관람객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현장 주변이 경찰로 통제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1명 부상 등 총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정선기자 |
경기도내 위치한 야외공연장 대부분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공연장의 경우 공연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누전에 따른 대형화재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도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0일 안양 롯데백화점 평촌점 야외공연장 앞.
백화점에서 야외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진입로 형태가 폭 2m, 길이 60m 경사로로 조성돼 있었다.
하지만, 미끄럼 방지 시설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비나 눈이 올 경우 관람객들의 사고가 우려됐다.
소방방재청이 마련한 안전매뉴얼에는 ‘공연행사장 진입로 등이 경사로로 형성돼 있을 경우 미끄럼 방지판 등을 설치하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 같은 권고는 무시됐다.
무대정면에 위치한 백화점 통로 난간(지면에서 5m 높이) 역시 공연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추락 방지시설은 얇은 유리 보호막이 고작이다.
성인 5~6명이 유리난간에 기댈 경우 파손이 불가피해 보였다.
인근 야외 공연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에 위치한 안양 아트센터 야외공연장의 경우 무대 전기설비 등이 빗물에 노출된 탓에 전깃줄 등이 물에 젖어 있었다.
전기누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전차단기함은 별도의 시건장치도 돼 있지 않았다.
성남 중앙공원 야외공연장 역시 음향조작장치가 별도의 시건장치 없이 방치돼 있어 누전 등이 우려됐다.
무대 천장이 누수되는 곳도 있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위치한 만석공원 수원제2야외음악당의 경우 천장에서 빗물 등이 새는 탓에 무대 데크가 젖어 미끄러웠다.
특히 무대가 나무재질의 데크로 설치돼 있었지만 주변에는 소화기를 포함한 어떠한 소방기구도 찾아 볼 수 없어 화재 발생시 큰 피해가 우려됐다.
더욱이 해당 공연장의 경우 차량 진입자체가 불가능하도록 각종 시설과 조경 등을 설치한 탓에 화재시 소방차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 야외공연장 안전법규 등 명확한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시설 등이 미비하더라도 지도·감독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 확인을 통해 시정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설관리자는 “현재 지적된 문제 등은 어디까지나 매뉴얼을 통한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다만 이번 판교사고로 인해 우려될 수 있는 사고 등은 사전에 대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재한·이준석기자/j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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