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여학생회가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총여학생회가 중앙운영위원회 소속 자격이 있는지를 내달 말 학생 총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이는 작년 말 입후보자가 없어 총여학생회장이 1년 가까이 '공석'인 상태로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데 따른 것이다.

 총여학생회 재건 방안 논의에 앞서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와 자치학생회 대표들의 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에 속할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총투표 안이 상정돼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이를 의결했다.

 중앙운영위원회 소속이 부정되면 더는 학생회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학생 대표 기구로서의 지위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는 지난 4월 독립적 기구에서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됐다. 홍익대 서울캠퍼스는 지난달 전교생을 대상으로 투표해 투표자 61%의 찬성으로 내년부터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기로 했다.

 총여학생회를 폐지에 대한 학내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 김동근(24)씨는 이달 초부터 매일 국제캠퍼스 멀티미디어관 앞에서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구하며 1인 시위 중이다.

 김씨는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만의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지만 남학생의 등록금까지 사용하고 있어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총여학생회의 목적은 여학생의 권리 찾기인데 현재 제도적으로 여학생 권리가 제한되는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남슬기(21) 총여학생회장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학내의 모든성차별을 없애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여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생리공결제 악용방지 캠페인'처럼 권리를 정당하게 사용할 의무를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뿌리 뽑지 못한 만큼, 대학 사회에서도 총여학생회의 역할은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이임혜경 소장은 "총여학생회의 위기는 학내 운동권의 쇠퇴와 궤를 같이하는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도 "성차별이 과거보다 더욱 복잡·심화한 사회에서 총여학생회가 해결할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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