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후] 투자금 138여억원 가지고 잠적...수사 장기화

   
▲ 한성무역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공한 탈북자의 상징으로 알려진 한성무역 한필수(49)대표의 수 백억원 사기사건은 여전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있다. 잠적 반년이 지난 현재, 한 대표의 신병은 ‘오리무중’이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한 대표에게 자신들이 받은 정착금 모두를 투자했다. 인생을 맡긴 셈인데, 돌아온 결과는 절망이었다.

희망에 부풀었던 탈북자들은 한 대표의 잠적에 망연자실, 통곡하고 있다. 경찰에 접수한 고소장도 소용없는 상황이다.

▶직원들만 처벌받은 채 마무리된 사건

탈북자 단체인 귀한국군용사회원들은 지난 4월 한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이 한 대표를 검거하는 것만이 회원들이 살길이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한대표에게 피해를 입은 탈북자 수는 더욱 늘었다. 확인된 탈북자만 197명, 피해액은 138억3천45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중국에서 사라진 한 대표의 행방을 쫒고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병을 확보치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기소중지 됐고 한 대표의 지시로 투자자들을 모집한 한성무역 직원 4명만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8개월∼1년6개월 징역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를 해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피해자들은 항소를 포기했다. 희대의 거액사기 사건이 직원 4명만 처벌을 받고 종료된 셈이다.

   
▲ 성공한 탈북자로 알려진 한성무역 한필수 대표가 귀한국군용사회원들을 비롯한 탈북자들의 정착금을 지닌 채 잠적 후 반년 째 나타나고 있지 않아 피해를 입은 탈북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호소하고 있다. 송주현기자

▶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들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억4천여만원을 투자했던 김모(82)씨. 그는 세차장 아르바이트로 끼니를 연명하고 있다. 2억3천만원을 날린 강모(81)씨는 가정불화로 아내와 이혼했다.

2억원을 투자한 김모(81)씨는 지병이 더 심해진데다 우울증까지 겹쳐 앓아 누웠다.

수 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해 거리로 쫓겨날 처지에 놓인 회원들도 부지기수다. 얼마전 한 회원은 충격으로 병세가 악화돼 운명을 달리했다.

유영복 귀한국군용사회장은 “피해를 입은 12명의 회원들 가운데 3명은 국가연금 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법원 경매를 앞 둔 한 대표의 국내재산은 은행차지

현재 한 대표의 재산은 모두 가압류 상태다. 파주의 공장부지와 건물, 서울의 오피스텔과 자택 등 모두 법원으로부터 가압류된 것.

피해자들은 법원경매를 통해 한대표의 재산이 처분되면 순위에 따라 차례로 채권액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한 대표는 잠적하기 전 자신의 재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2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정황상 은행이 모든 재산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대표의 재산을 모두 처분해도 돈을 빌려 준 은행권의 회수액은 부족하다. 개인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없는 셈이다. 피해자들의 경우 단 한푼의 돈이라도 돌려 받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송주현·박재구기자/ati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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