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군 부인 연꽃덩쿨무늬 저고리

400~500년전 조선 전기 왕실의 복식문화를 생생히 보여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용인 경기도박물관에서 내년 3월1일까지 열리는 ‘조선왕실 선성군 모자(母子)의 특별한 외출’展에서는 경기명가의 기증 출토복식을 소개한다.

경기도는 조선시대 수많은 사대부들의 활동무대이자 사후 묘역이 조성된 장소로 이들의 무덤에서 나온 출토복식은 기록만으로는 밝히기 힘든 당시의 삶의 흔적과 복식문화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경기도박물관이 수습 및 복원 과정을 거쳐 등록된 경기사대부 집안의 출토복식은 약 1천500여 점에 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9대 국왕인 성종의 증손인 선성군 이흠(1522~1562)과 그의 어머니인 기성군부인 평양이씨(1502~1579)묘역에서 출토된 복식유물이 최초로 공개된다.

유물은 지난 2008년 남양주시에 있던 전주이씨 견성군파 묘역이 신도시개발로 인해 인근으로 이장되는 과정에서 출토됐다. 수습 이후 6년간 수차례의 세척과 복원, 재현과정을 거쳐 정리된 총 100여점의 유물 중 50여점이 출품됐다. 이번 유물은 조선 전기 왕실과 관련된 복식유물이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전시는 1부 ‘어머니 기성군부인 평양이씨의 옷’, 2부 ‘아들 선성군 흠의 옷’, 3부 ‘모자母子를 위해 새로 장만한 옷’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임진왜란 이전 왕실가의 여성이 갖추어야할 예복과 일상복을 통해 왕실 여성 복식의 특징을 이해하고, 2부에서는 당시 관리의 관복인 단령과 관복 안에 함께 갖추어야할 차림구성과 16세기 남자의 바지저고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당시 화려했을 왕실의 복식을 현대직물로 생동감 있게 재현해 준비했으며, 그 외 기성군부인 평양이씨의 남편인 완산군 이수함의 지석과 지석함, 후손의 묘에서 출토된 지석과 명기들도 함께 전시했다.

이원복 경기도박물관장은 “개관이래 조선시대 출토복식과 관련한 방대한 조사보고서와 수차례 특별전을 통해 괄목할 만한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이번 전시와 학술회의에서는 학제간의 융합으로 조선 전기 왕실 출토복식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문의 031-288-5300.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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