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외 | 책밭 | 461페이지

   
▲ 아내 좀 나눠줘

“도대체 사랑의 이유는 뭐고, 사랑이라는 걸 왜 하는 거야? 결혼은 또 뭣 때문에 하고?”라는 인류 최고(最古)의 난제 앞에서, 동물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랑을 해석한 책이 나왔다.

‘아내 좀 나눠줘’는 이 문제에 대해 ‘생존과 번식’ 때문이라는 적나라한 대답을 내놓는다.

전반부는 생명의 기억(gene)으로부터 출발해 me·gene(미진)이라는 암컷과 동행하면서 생명체의 원초적인 욕망과 성의 분화, 짝짓기 전략 등을 훑어간다.

생명의 사랑이 세포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진화해 온 과정도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 인류가 발전시켜 온 문화, 그리고 감정의 진화로 인해 생겨난 인간의 사랑이 무엇인지까지 함께 찾아 들어간다.

거기에 인간 남녀의 성스러운 성전(性戰)이 동물적인 생존과 번식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 주는 수많은 증거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명품과 아름다운 몸매, 근사한 자동차, 높은 연봉, 성형 수술 등을 도구 삼아 이성을 차지하려고 몸부림치는 이유가, 사실은 우리 내면에 살아 있는 뿌리 깊은 본능에 의한 행위라는 점이 드러난다.

성(性) 성격에 따른 사랑의 유형을 깊이 있게 다룬 점도 책의 특징이다.

성 성격은 출생 이후에 겪는 개인 고유의 경험, 다양한 문화적 요인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매우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인간의 특질을 의미한다. 생존과 번식이라는 생물학적 입장 외에 인간의 문화와 감정 역시 독자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쳐 왔음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저자는 또 실제 부부들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유인원, 문명인, 자선가, 광대라는 4가지 성 성격과 그것들이 만들어 내는 10가지 부부 조합의 감정 기작 및 솔루션을 선보이며 더욱 큰 공감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 글의 말미 ‘아내 좀 나눠달라며’ 애걸하는 남성의 미래 예측도는 여성들을 통쾌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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