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수업 질 향상 및 교직사회의 학습조직화 촉진을 위한 수석교사제가 경기도교육청의 예산부족으로 정착되기도 전에 고사될 위기에 놓였다.

일선학교에서는 수석교사를 하루아침에 민폐교사로 전락시키고, 학교 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1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등에 의해 현재 도내에는 유치원 4명을 포함해 초등 173명, 중등 231명 등 모두 408명의 수석교사가 배치돼 있다.

수석교사들은 수업시수가 주당 5~10시간으로 일반교사보다 적은 대신 수업혁신 및 교원역량 강화, 교사 지원 활동들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석교사제가 도교육청의 예산부족 탓에 위기를 맞았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도교육청이 내년도 수석교사 선발을 전면 보류했기 때문이다. 또 도교육청이 당초 다양한 수업모델 연구, 교사 역량 개발 등의 고유 업무를 위해 정원외로 배치했던 수석교사를 정원내로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학교현장에서는 혼란이 일고 있다.

일선학교 수석교사들은 당장 교원 정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정원내로 배치되는 수석교사를 희망하는 학교가 없을 것이라며, 민폐를 끼치는 교사로 전락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와 함께 교사 수가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수업 부담이 증가해 학교에서 수업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수석교사 본연의 업무를 하기도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의 한 수석교사는 “취지가 좋아 신청했던 수석교사가 학교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돼 걱정이 많다”며 “예산 절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교사의 교사로서 혁신교육과 교수학습 개선에 매진해 온 수석교사제를 고사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석교사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예산때문에 취하는 한시적인 조치”라며 “교사 본인이 희망하지 않으면 임의로 내보내지 못하게 하고, 수석교사 본연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수석교사들의 입장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km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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