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에 정박한 어선에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설치돼 있다. <사진=옹진군청> |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본 서해 5도 어민들이 26일 어선을 몰고 대규모 해상 시위를 벌였다.
서해 5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위는 이날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했다.
대책위 소속 대·소청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 어민 16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어선 80여 척에 나눠 타고 대청도 인근 해상으로 집결했다.
‘생존권 보장’이라는 글씨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어민들은 ‘중국어선 방치하면 영토주권 소용없다’, ‘정부는 생계대책 마련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배에 걸고 시위를 벌였다.
대책위는 “생업을 포기하고 해상 시위에 나섰다”며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다른방법을 찾을 수 없어 선택한 시위”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에 어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 대책은 일언반구도 없다”며 경제적인 보상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와 해군은 경비함정 2척, 고속정 2척, 고속보트 3척을 비롯해 해경 90여 명을 시위 해상에 투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시위에 참가한 어선은 이날 대청도에서 서해를 따라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한강이 흐르는 여의도까지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경과 옹진군 어업지도선의 만류로 포기하고 오전 11시 30분께 대청도로 돌아왔다.
대책위는 다음 달 초까지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이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해상 상경 시위를 재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북한 해역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조업하던 중국어선들은 최근 우리 어장 내부에 들어와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를 훔쳐가거나 훼손한 뒤 달아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어선의 폭력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함정, 헬기, 특공대로 구성된 기동전단 등 중국어선 전담 단속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해 5도 어민들은 직접적인 피해 보상책이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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