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방청객 "사과하라" 법정서 고함…정윤회씨 증인 채택

   
▲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이 27일 오전 자신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전 서울지국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첫 준비기일에서 가토 전 지국장 측 변호인은 "독신녀인 대통령의 남녀관계에 대한 보도가 명예훼손인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쓴 기사"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비방 목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칼럼이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작성 당시 거짓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데 사건 기록상 피해자인 박 대통령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다"며 피해자의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동거녀에 관한 기사가 많이 보도되지만그것만으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 표시가 없는 한 기소가 가능하다고 맞섰다.

 출국정지 상태인 가토 전 지국장은 검은색 정장에 푸른색 셔츠, 금색 넥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한국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보도한 것으로, 비방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법치국가인 한국에서 재판이 법과 증거에 따라 엄정히 진행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출석을 확인하자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가토 다쓰야 즉각 구속'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대한민국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고함을 질러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 8월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옛 보좌관 정윤회(59)씨와 함께 있었고, 이들이 긴밀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측 요청에 따라 재판부는 정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변호인 측에서는 박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가장 잘 아는 수행비서나 비서실장을증인으로 세우겠다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름을 특정하면 추후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출국금지를 해제해도 된다는 의사를 검찰에 표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형사 재판 중인 경우 출국금지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1차출금 기간이 내년 1월 15일인 만큼 추후 연장 여부는 재판 진행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2시간 전부터 일본 취재진만 50여명 가까이 몰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사회의 관심을 보여줬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가토 전 지국장이 탄 검은색 BMW 차량에 '즉각 구속'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인 뒤 계란을 던지고 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다음 재판은 내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가토 전 지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던 보수단체 관계자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예정이다. 정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2차 공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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