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역에 음악전도사로 불리우는 의사가 있다. 단지 음악이 좋아 합창단을 꾸리고 음악홀을 조성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두레치과 황선범 원장(59)이 그 주인공.

독실한 크리스챤이기도 한 황 원장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다. 성가대 활동은 그를 음악으로 이끌어준 계기가 됐다.

황 원장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한 유학파다. 병원 개업 후 혼자가 아닌 여러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나누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가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치과를 개원한 해는 1996년. 이전에는 경치 좋은 바닷가가 좋아 강원도 동해에서 치과를 운영하기도 했다.

일산으로 치과를 옮긴 후 치과명을 ‘두레’라 지었다. ‘두레’는 협력해 농사를 짓거나 길쌈을 하던 공동노동조직으로 협력과 공동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의 정서와도 맞닿아있다.

나눔의 소중함이 신념인 황 원장의 병원은 지역 내에서 사랑방처럼 편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20여년 동안 병원 규모도 커져 현재는 황 원장을 비롯 3명의 의사가 진료하고 있다.

그는 “한 자리를 지키면서 변함없이 동네환자의 주치의 역할을 계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병원운영이 원할하자 황 원장은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고양시남성합창단원으로 활동을 했지만 그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혼자만의 즐거움으로 알았던 음악을 여러사람과 나누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것.

1년여 구상을 하다가 지난 2009년 자신의 병원과 함께 있는 공간을 빌려 지역 주민의 문화쉼터로 비영리 ‘두레아트홀’을 개관했다. 공연장과 강의실로 무료대관하고 예술가를 초청해 정기공연을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는 2011년 바로크 합창단을 창단하고 단장으로 취임했다. 바로크 합창단은 매주 한차례씩 두레아트홀에서 연습을 하면서 올해 4번째 정기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뿐 아니라 그는 의술을 활용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는 외교통상부 산하단체 MGU(MEMBERS FOR GLOBAL UNION)에 회원으로 가입, 병원치료가 필요하지만 생활형편이 어려워 엄두를 못내는 무의촌에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진료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김포지역 학운산업단지에서 다문화가족들을 시간을 내 보살피고 있다. 또 1년에 한번씩 해외 의료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 바로크 합창단을 강조하는 황 원장. 그는 치아뿐 아니라 음악으로도 사람들의 영혼을 치료하고 있었다.

허일현기자/hur20027@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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