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지역 역사인물 선정 관례...안팎 이재정 교육감 입김 의혹

   
▲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대강당 입구에 붙은 '김대중 홀' 명패. 연합

경기도교육청이 새로 지은 북부청사 개관을 앞두고 대강당 이름을 ‘김대중홀’로 지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은 “명칭 공모에서 1위를 했고, 통일 염원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선 “공공청사에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붙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도교육청북부청은 19일부터 의정부시 의정부동 현 청사에서 새 청사로 이전한다.

새 청사는 의정부시 금오동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에세이욘(3만3천771㎡)에 지하1층, 지상 5층, 전체 면적 1만5천740㎡ 규모로 건립됐다.

오는 22일 문을 여는 새 청사에는 모두 7개의 회의실이 갖춰져 있으며 대부분 지명이나 지역출신 역사 인물에서 따온 ‘천보실’과 ‘해밀실’, ‘목민홀’, ‘율곡홀’ 등으로 이름을 정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가장 크고 1층에 위치해 있는 대강당의 이름이 ‘김대중홀’로 명명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는 공공청사 회의실에 역사적 인물이 아닌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전경 모습. 연합

이에 교육청 안팎에선 명칭 선정에 있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 교육감이 옛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한데다, 존경하는 인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교육감은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에 임명돼 남북정상회담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측은 “7개 회의실 이름 모두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하고 투표해 결정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반박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청사가 휴전선과 접한 경기북부 통일의 관문에 위치해 있고, 김 전 대통령이 6·15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 내 평화의 길을 열었던 점이 고려됐다”며 “북부청에 도내 통일 교육을 담당하는 민주시민교육과가 있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있어 정해진 명칭”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도 “경기북부가 세계시민교육, 평화교육의 중심이 되고 강당을 사용하는 분들이 이런 의미를 되새기기를 바란다”면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구민주기자/km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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