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호

 스나이퍼, 기록의 사나이, 2천 안타의 주인공….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교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성호(37)가 신생팀 KT 위즈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장성호는 18일 경기도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의 신규 입단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전 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달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2015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방출당한 장성호는 KT가 아니었더라면 지금쯤 야구 방망이를 놓아버렸을 수도 있었다.

 장성호는 "야구선수가 할 수 있는 말은 야구 잘하겠다는 말밖에 없다"며 "야구를 잘하는 것이 가장 큰 답이고, 보여 드릴 수 있는 것도 그것밖에 없다"고 단호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자유계약선수(FA), 특별지명선수 등 12명의 새 동료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성호는 가장 먼저 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을 향해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는 등 회견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아직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정립해야 할 부분이 많은 신생팀의 최고선임 선수로서 후배들을 인도하려는 듯했다.

 실제로 그는 "팀에서 최고선임인 만큼 감독·코치님을 잘 모시고 어린 동생들을잘 이끌면서 한 시즌을 잘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범현 KT 감독 역시 "장성호는 저희 팀에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퓨처스리그에서 몇 번 만났는데 몸 상태나 생각하는 마인드 등에서 '정말 마지막에 한번하고 싶다는 열정이 있구나' 하고 느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타이거즈가 '해태'로 불리던 1996년 프로에 데뷔한 장성호는 지금까지 2천71 안타를 쳐 양준혁(2천318안타)에 이은 통산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이를 볼 때 쉽지는 않겠지만 두 시즌 정도를 제대로 소화한다면 1위까지 도전해볼 만한 상황이다.

 특히 신생팀 KT는 주전 포지션이 대부분 정해진 다른 팀에 비해 장성호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장성호는 기록에 대한 욕심을 앞세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주전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저도 어차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기록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2천 안타를 넘긴 이후로는 개의치 않는다. 기록보다는 팀이 시작하는 처지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할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성호는 "수원구장에 오랜만에 와보니 예전보다 훨씬 펜스가 높아진 것 같다"며 "가뜩이나 홈런도 못 치는데 짧게 짧게 쳐야겠다"고 특유의 정교한 타격으로 부활하겠다는 각오를 되뇌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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