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한국영화에 밀렸던 할리우드 영화가 다시 영화관 석권을 위한 대반격의 포문을 연다.

7일 동시에 개봉하는 ‘언브로큰’과 ‘패딩턴’, ‘타임 패러독스’가 그 주인공이다.

   
 

‘언브로큰’은 할리우드 톱스타인 앤젤리나 졸리가 세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불굴의 의지와 집념으로 수많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역경을 버텨낸 ‘1940년대 미국의 영웅’ 루이 잠페리니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탈리아 이민자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괴롭힘을 받다가 우연히 육상에서의 재능을 발견한 루이 잠페리니(1917∼2014). 그는 19살에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공군에 입대한 그는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 한가운데에 추락, 장장 47일간 망망대해를 떠돈다. 배고픔과 폭풍우 등을 견뎌낸 루이는 일본 함선에 의해 구조되면서 지옥과 같은 포로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영화는 ‘반일(反日)’·‘반전(反戰)’적인 시각보다는 루이 짐페리니라는 한 인간이 역경 속에 이뤄낸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정복하는 인간과 정복당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대립을 통해 ‘인간 의지’의 위대함과 선과 악의 관계를 조명하는 등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관조적으로 흘러가 긴장감과 흥미를 떨어뜨려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미국의 ‘미키마우스’, 일본의 ‘아톰’, 벨기에의 ‘스머프’가 있다면 영국을 대표하는 인기 캐릭터는 바로 ‘패딩턴’이다.

3천500만 부의 판매 기록을 갖고 있는 명실공히 베스트 셀러 ‘패딩턴’은 현재까지 전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패딩턴’은 빨간색 카우보이 모자를 쓴 갈색 털을 가진 말하는 곰이다. 귀여운 외모와 친근하면서도 재치있는 말투,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사고를 치지만 순수한 모습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는 폭퐁우로 집과 가족을 잃은 곰 패딩턴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페루에서 런던까지 홀로 여행을 떠난다. 런던에 도착한 패딩턴은 우연히 브라운 가족을 만나게 되고 가족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인간들의 세계에 처음 발을 딛은 패딩턴에게 런던의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패딩턴의 모든 행동들은 실수투성이다. 매번 사고만 치는 패딩턴, 그리고 브라운 가족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관객들이 웃고, 감동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아이와 같은 천진한 매력으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펼치는 런던여행기는 어린 관객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성인 관객에게는 순수했던 지난 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SF 영화 ‘타임 패러독스’는 타임머신,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며 충격과 반전을 제공한다.

‘타임 패러독스’란 시간여행을 하면 역사가 바뀌므로 시간여행은 애초에 할 수 없다는 시간 역설에 대한 가설이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서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나는 태어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서 나의 할아버지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뉴욕을 초토화시킨 폭파범, ‘피즐 폭파범’을 잡기 위해 범죄예방본부에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템포럴 요원’을 투입한다. 요원은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커다란 진실이 숨어 있음을 발견한다.

영화는 ‘SF’라는 영화의 장르를 듣고 화려한 특수효과와 볼거리를 조금이라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두뇌 싸움, 치밀한 이야기 전개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타임 패러독스’는 최상의 영화다.

이 스릴러 영화는 3번의 반전, 3번의 충격을 던진다. 모든 장면, 모든 대사, 모든 것이 단서다. 잠시도 한눈 팔아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영화와 관련된 자료를 전혀 보면 안된다. 이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그 재미가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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