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 북로드 | 480페이지

기욤 뮈소 지음 | 밝은세상 | 336페이지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와 기욤뮈소가 신작을 들고 찾아왔다.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상어의 도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사랑받지 못한 여자’ 등 미스터리의 진면목을 알려주는 소설을 통해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 작가 귀욤뮈소는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그 후에’ 등 로맨스와 판타지 소설을 통해 한국 여성독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비슷하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비슷한 이들이 이번에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책을 선보인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격렬했던 사춘기를 이야기 하는 ‘성장소설’을 기욤뮈소는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소설’을 통해 또한번 한국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 여름을 삼킨 소녀

‘여름을 삼킨 소녀’는 1990년대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셰리든이라는 소녀의 뜨거운 성적 모험과 잔인하고도 찬란한 성장기를 파고든다. “그동안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장르적으로도, 문법이나 문체에 있어서도 넬레 노이하우스의 기존 작품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성과 사랑에 눈떠가는 소녀의 모습과 가족의 비밀에 얽힌 미스터리가 과감하게 얽히고설킨다. 누구에게나 그 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고, 그 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시기가 있다. 생명력과 욕망이 끓어 넘치는, 삶에서 가장 뜨겁고 강렬한 시간, 넬레 노이하우스는 이 시기를 ‘인생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인생의 여름이 한 소녀를 덮칠 때, 그 거대하고 무자비한 힘에 휩쓸린 소녀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이 책은 1994년 여름 미국 네브라스카 주 페어필드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당돌한 소녀 셰리든의 열다섯 번째 여름은 경찰과의 추격전으로 시작된다. 지루하고 고된 농장 일과 엄격한 집안 분위기를 벗어나 사소한 일탈을 하려던 것이 엄청난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이 일 때문에 외출을 금지당하고 좋아하는 피아노마저 칠 수 없게 된 셰리든은 양어머니의 매서운 눈을 피해 더 깊고, 은밀하고, 뜨거운 일탈을 시작한다. 잘생긴 계절노동자 대니, 학교의 인기남 브랜던, 섹시한 작가 크리스토프와 로데오 챔피언 니컬러스까지, 셰리든은 어른 남자와의 첫 경험과 또래와의 풋풋한 연애, 가슴 아픈 짝사랑을 겪으며 생애 가장 격렬한 감정의 고동을 맛본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양어머니의 동생 캐럴린의 일기장은 셰리든을 오래된 가족의 비밀로 이끌고, 소녀는 한 치 앞을 모른 채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운 진실을 향해 내달린다.

   
▲ 센트럴파크

‘센트럴파크’는 한국에서 11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혼자 사는 여성들만을 표적으로 삼아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마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열혈 여형사 알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스릴러에 도전하고 있다. 표면적인 얼개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알리스의 이야기이지만 살인을 저지르면서까지 딸을 보호하려는 아버지,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형사,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의사 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인물들을 통해 아무리 거친 운명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간은 단 한번 눈빛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이다. 알리스의 죽은 남편 폴이 그랬듯 센트럴파크에서 알리스를 처음 본 가브리엘은 운명의 종이 세 번 울리는 소리를 듣는다. 저자가 주인공 알리스를 구원하는 인물로 가브리엘을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브리엘 역시 알리스처럼 끔찍한 좌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련을 겪어본 사람만이 시련에 처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 그 두 사람은 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마지막 순간에 운명의 사랑을 만나는 행운아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등장인물들을 통해 고전적 설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인간의 고뇌와 심리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인물로 그리고 있다. 독자들은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소설을 읽어나갈 수 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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