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준展 'TV는 TV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서거 9주기를 맞아 백남준의 예술적 업적을 되돌아보고 추모하기 위한 대규모 기념행사가 열린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는 29일 백남준전 ‘TV는 TV다’, 기획전 ‘2015 랜덤 액세스’ 동시개막과 함께 ‘백남준 9주기 추모식 및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먼저 오는 6월21일까지 열리는 백남준전 ‘TV는 TV다’는 백남준의 주요 매체였던 텔레비전이 환경이 된 상황을 그의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다.

백남준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맥클루언의 문장을 패러디해 “미디어는 미디어다”라는 작품을 만든 바 있다. 맥클루언은 미디어 자체가 의미전달에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하려고 했으나, 백남준은 의미전달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환경 그 자체가돼 삶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 전시에서는 백남준 식 아날로그 영상 편집을 가능하게 했던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와 다양한 TV 조각들, 폐쇄회로 카메라를 이용한 설치들, 그리고 백남준이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만든 영상들을 볼 수 있다.

   
▲ 2015 랜덤 액세스展

오는 5월31일까지 열리는 ‘2015 랜덤 액세스’展은 백남준의 실험적인 예술정신과 현대예술이 만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고자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세대가 제시하는 예술형식과 의미를 논의하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에는 김웅용,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박승원, 서영란 등 총 10팀의 작가가 참여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장르와 형식 가로지르는 작업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몸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과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문화인류학적, 사회학적인 관심이다. 최은진과 양정욱이 협업하는 ‘자가발전극장’은 최은진이 무용가로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수반되는 노동에 대한 고찰을 통해 예술 활동 자체가 노동의 가치로 환산되는 기제를 양정욱의 설치와 함께 구축한 작품이다. 일상의 행위들을 움직이는 조각으로 구현하는 양정욱은 ‘노인이 많은 병원: 302호’에서 노인들의 씹고, 보고, 기억하는 행위를 특유의 애잔하고 시적인 정서를 표현한다. 이는 일상의 소소한 행위가 지닌 다층적인 사회적 의미를 유추하게 한다. 특히 백남준아트센터는 한국의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동시대 예술 담론을 담아내기 위해 이번 전시를 격년제로 개최할 계획이다.

   
▲ 하룬 미르자

‘2014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의 수상자는 하룬 미르자로 선정됐다. 하룬 미르자는 그동안 사운드와 빛의 파장 그리고 전자파의 상호작용과 마찰을 실험하는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일본 CCA 기타큐슈의 노부오 나카무라 관장은 “하룬 미르자는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요소들을 제시하며 자연스럽게 경계를 횡단한다. 미르자는 능숙하게 사운드, 설치 그리고 비디오 이미지를 결합하고 TV, 키보드, 앰프, 가구와 같은 오래된 아날로그 질료와 첨단기술을 융합시키며 시간과 순간의 테크놀로지를 공간에 안착시킨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시상식은 이날 센터에서 오후 4시에 열리며 하룬 미르자에게는 약 5천만원의 상금과 경기도 도지사상이 수여된다. 시상식 당일에는 수상자인 하룬 미르자와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노부오 나카무라 CCA 기타큐슈 관장과의 아티스트 토크가 펼쳐지며, 오는 하룬 미르자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 031-201-8500.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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