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박물관&미술관 둘러보기] (18)파주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사람 사는 곳마다 음악이 있다.

음악은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준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인해 마음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

음악에는 그런 힘이 있다.

2003년 개관한 파주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세계의 민속악기 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있어온 악기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물관에는 100여개국 2천여점의 악기가 있다.

동아시아, 인도·서남아, 중동·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남태평양·대양주의 문화권별로 악기를 분류해 전시하고 있다.

이중 동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몽골, 티벳, 심지어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중국문화권에 속하는 지역의 악기들을 통틀어 소개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의 경우 전통적인 악기들은 밀접한 역사적 연관성을 가지며 생김새도 비슷한 점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악기들은 서로 다른 음계와 표현법으로 저마다 다른 언어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관람객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악기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통해 있는 세 나라의 다른 점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아프리카 악기 콩고-쿤디

아프리카 코너도 눈여겨볼만 하다. 아프리카는 3천여 부족과 1천여 개의 언어가 공존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다. 아프리카는 유럽 및 중동과의 오랜 교류, 그리고 노예선으로부터 시작된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문화전파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세계 곳곳에 알려왔다. 관람객들은 서로 다른 박자의 리듬을 동시에 연주하는 타악과 열정적인 의식음악들을 통해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아울러 각 지역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악기의 설명과 함께 전통적인 의상을 갖춘 인형과 풍물, 그림들이 악기와 함께 진열돼 있다.

나무통에 가죽을 씌워 만든 비교적 익숙한 모양의 악기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희한한 악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또 아프리카의 발라폰, 젬베, 동남아시아의 안클룽, 딘파와 호주의 디저리두, 남미의 레인스틱, 유럽의 켈틱하프 등 악기를 직접 두드리고 소리내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어 관람객들이 직접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의 무릎뼈로 만든 몽골의 야산갈링, 흙으로 만든 중국의 훈, 코로 부는 코피리 은구르, 세상에서 제일 긴 악기 알프호른 등 이름도 생소한 악기들을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내볼 수 다.

이와 함께 각 공간별로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하고 악기와 관련된 교육을 무료로 실시해 호응이 높다.

공연은 민속음악을 비롯해 국악, 클래식 등을 선보인다. 교육은 현재 주 1회 90분 중국 근대의 현악기인 ‘이호’를 기초·중급·고급반으로 나눠 강의하고 있다.

파주 외에도 2007년 부산과 2009년 영월에 차례로 개관을 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 관계자는 “귀중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전통악기들을 통해 지구촌의 다양한 음악문화를 즐길수 있도록 했다”며 “대가와 명곡 등 음악에 대한 공부를 통해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 우리가 겪지 못한 삶, 그곳의 숨결과 사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946-9838.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