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지음 | 이봄 | 144페이지

   
▲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는 평균 연령 60세 고령화 가족의 가슴 찡한 일상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마스다 미리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들을 나란히 놓고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평균 연령이 높은 가족’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일간지 사회면에서 냉혹하게 조명되는 현대인들의 가까운 미래를 다시 한 번 덤덤한 일상으로 안착시킨다.

고령화 사회는 현재 우리에게 공포스러운 미래다. 또 해결해야할 숙제다.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걸까.

사와무라 씨 댁을 보자.

정년퇴직한 지 오래된 70살의 아버지 사와무라 시로, 명랑해서 친구도 많은 69살 어머니 사와무라 노리에,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40살 딸 히토미가 한 집에 산다.

다행히도 사와무라 씨 댁 부모님은 스포츠 센터를 다닌다거나,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떠는 등 정년 생활이 어렵지 않은 쪽에 속한다. 딸 히토미 또한 부모님에게 결혼을 종용 당해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나이 든 부모님을 오히려 어린아이 대하듯 보살피고 걱정한다. 스스로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

언뜻보면 평범한 일상의 캐릭터 같지만 사와무라 가족의 일상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고령화 사회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70살의 아버지는 스포츠 짐에 다니려 한다. 가입동기를 묻는 질문에 ‘건강을 위해서’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이젠 그 생각이 ‘오래 살고 싶다’는 소리로 들릴까 염려된다. 사실은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퇴직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일상이기에, 동창들은 가능하면 차비가 덜 드는, 즉 환승이 많지 않은 장소에서 만나고 싶어한다.

딸은 어머니와 배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해 건축 설계시 문턱을 없애는 것)를 의논하거나, 간식으로 찹쌀떡을 사면서도 혹시나 목에 막히는 사고라도 날까 응급조치를 미리 검색한다.

저자는 이런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설정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대해 독자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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