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유통대전] 롯데의 이유 있는 참패 中

   
▲ 위 사진은 롯데몰 수원점의 내부 전경. 롯데몰 수원점은 일본 이온몰을 벤치마킹한 도심형 복합쇼핑몰로서 수원의 랜드마크를 목표로 몰 안에 판매·식음·엔터테인먼트 등을 복합시켰다. 아래 사진은 ‘AK&’ 지하1층 ‘AK푸드스트리트’의 내부전경. AK푸드스트리트는 수원 지역을 컨셉으로 식당가를 구성했으며 애경그룹이 외식사업부를 직접 파견해 AK플라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문을 열었다. 조철오기자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AK플라자 수원점의 아성에 롯데가 도전장을 내밀고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전국 유동 인구 1위인 수원역 상권을 놓고 벌이는 애경과 롯데 초반 공·수성전은 애경의 승리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위기의 롯데가 애경을 뚫기 위해 내놓을 비장의 카드에 따라 국면은 언제든지 전환이 가능하다.경기침체 장기화,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 유통시장에서 ‘수원역 유통대전’ 의 월계관이 누구에게 돌아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의 이유 있는 참패 中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매출경쟁에 있어 AK플라자 수원점에게 참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수원지역 소비자 성향 분석에 실패했고 브랜드와 가격 중복, 불편한 접근성 등 모두 롯데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몰링(malling)의 시도 '글쎄'=롯데몰 수원점은 놀이와 구매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몰링' 형태의 복합 쇼핑몰 이다. 지하 1층~4층은 서울 홍대거리처럼 옷가게와 식당 등이 섞여있고, 일부 5~8층은 기존 백화점의 형태다. 놀고 먹고 즐기고, 구매를 한 곳에서 해결하도록 했지만 문제는 소비자들이 구매는 하지 않고 '먹고 놀다'만 간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아닌 부동산 업체인 롯데자산개발이 롯데몰을 신축하며 기존과 다른 모델(일본의 이온몰)을 도입했다"면서 "롯데 방문객이 적지 않지만 수원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 관계자는 "롯데몰은 입점된 점포 수가 많은데다 쇼핑보다 오락·여가 등을 위한 '문화 랜드마크'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몰이 서서히 자리를 잡게 될 시 역전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AK 입점 브랜드와 95% 중첩=롯데에는 560개의 점포, AK는 587개의 점포가 입점해있다. 이 중 90~95%의 브랜드가 동일하다. 가격도 아예 똑같다. 백화점의 경우 브랜드 공급업체의 단가가 동일한 구조다. 브랜드와 가격이 완벽히 일치하기 때문에 10년 넘게 고객을 관리해온 AK의 고객 충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롯데 관련 한 인사는 "롯데가 몰을 만들면서 쇼핑이 아닌 놀이동산 개념으로 컨셉을 잡아 브랜드 차별화에 소홀했다"면서 "결국 적자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도 열악=수원철도역사는 AK와 통로가 곧바로 연결돼 있지만, 롯데는 역전에서 도보거리로 500m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 승·하차장에서도 역사가 수원역 지하상가를 통해 곧바로 진입이 가능하지만, 롯데몰의 경우 버스노선이 거의 없어 수원역 인근 정거장에서 내려 400~500m정도 걸어가야 한다.

 수원역은 2013년 승·하차 철도 이용객 전국 5위(1천324만명), 승·하차 버스이용객 전국 2위(일 평균 151만1천234명) 등을 기록했다.

 ▶마케팅 기법도 유사=롯데와 AK는 현재 동시간대에 비슷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는 '오픈 100일 기념', AK는 '개점 12주년 기념' 등 같은 컨셉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구매고객에게 상품권 증정, 특정브랜드 균일가 대전, 아웃도어 의류대전, 가전·가구 혼수박람회, 팝업 스토어(POP-UP STORE) 등 마케팅기법이 같다.

 롯데가 롯데몰 내 대규모 식당가를 열자 이에 AK도 지난해 12월 4일 증축한 쇼핑몰 'AK&' 지하 1층에 애경그룹 외식사업부를 직접 파견해 'AK 푸드스트리트'를 만들었다.

 AK 내 입점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단일브랜드 매출이 국내 1위다. AK에는 매출이 국내 1위 브랜드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게 관계자는 "유사한 마케팅 기법으로는 수원소비자 심리를 속속들이 알수 있는 AK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기동 경기개발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 연구원은 "롯데가 AK와의 차별성이 적어 상권이 형성되는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조철오기자/jc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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