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서는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일하는 마음이 가장 많이 필요합니다.”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승훈(73) 회장은 장애인을 돕는데 가장 필요한 점을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1998년 30년 넘게 근무해 온 방송사를 정년퇴임하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재직 당시에는 회삿일에 치어 장애인을 보고도 무심코 지나쳤던 일마저도 미안한 마음에 그냥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이 없어 망설였다.

독지가가 수원시 세류동에서 운영하는 장애아동복지단체의 일을 돕게 됐고, 3~5살배기 장애아동을 데리고 인계동 드라마센터로 소풍와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애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1999년 10월부터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맡게 된 후원회를 현재 17년째 이끌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후원회는 직장인 등 50~60대 지역주민 30여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이 모여 수원지역 내 장애인단체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합창대회, 수련회 등 행사를 개최해 모인 성금과 회비 등으로 장애인을 지원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직접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부족한 회비를 보태고 함께 땀 흘리며 장애인을 돌보겠다는 순수한 취지를 지켜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갖고 있는 재산이 없으니까 쪼개서라도 후원해 왔지, 재산이 많았다면 절대 못했을 것”이라며 “장애인을 돕다보면 나태함을 채찍질하면서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독지가나 기업인들의 ‘큰 인심’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장애인을 챙기다보면 굶을 때도 많다. 나는 밥을 굶을지언정 불평불만하는 일 없이 장애인부터 돌볼 수 있는 마음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며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후원회를 이끌고 있어서 봉사에 뜻이 있는 젊은 세대들의 참여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주철기자/jc38@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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