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랙스·제임스 세베니우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360페이지

   
▲ 당신은 협상을 아는가

언니와 동생이 오렌지 하나를 놓고 서로 갖겠다고 다투고 있다. 한참 다투다가 두 사람은 자신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언니는 요리하는 데 오렌지 껍질을 쓰고 싶어 했고 동생은 배가 고파서 오렌지를 먹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언니는 오렌지 껍질을 가져가고 과육은 동생이 차지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협상 명강의를 담은 책 ‘당신은 협상을 아는가’는 협상이란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생활 속의 소소한 상황이지만 이 책이 말하는 ‘3차원 협상’의 핵심을 담고 있다.

오렌지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것(1차원), 각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2차원),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고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판단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3차원).

이 사례가 말하는 것은 협상은 단순한 흥정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니나 동생 어느 한쪽이 오렌지를 다 차지하지도 않았고, 그저 오렌지를 절반으로 나누어 자신에게 딱히 필요 없는 부분까지 가져가지도 않았다. 껍질과 과육을 필요로 한다는 서로의 차이를 맞물려 이익을 극대화 한 것이다. 이 자매는 협상을 시도했고 훌륭하게 성공했다.

우리는 왜 협상을 알아야 하는가.

협상은 돈이 오가는 거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서로 간의 의견을 조정하는 모든 과정이 협상이다.

작게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협상이 있으며, 크게는 국가 간에도 협상이 있다. 우리가 맺는 관계의 90%는 협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늘날의 사회는 변화가 빠를 뿐만 아니라 섬세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생겨난다.

어제까지 내가 다니던 회사는 오늘 다른 회사와 인수합병 될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상품이 갑자기 유행할 수도 있다. 새로운 국가도 생겨날 수 있다. 모든 것이 유동적인 이 시대에는 자원보다 관계 속에서 가치가 창출되는데, 제대로 소통하고 진정한 이익을 찾아내려면 관계를 다루는 기술인 협상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경험이 풍부한 CEO나 정치인도 협상이란 회의실에 절충을 잘 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반면 세계의 최고 결정권자를 키워내는 하버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협상의 비결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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