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유통대전] 지역 상생 승자는 '롯데' 下

   
▲ 롯데몰 수원점 전경

수원역 신규점 오픈에 따라 롯데와 애경이 수원지역상권과 각각 진행하고 있는 지역상생(相生)의 판세는 점점 롯데쪽으로 기우는 형국이다

롯데가 상생족적(足跡)을 남기면 애경은 이를 답습하는 모양새다.

상생지원금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롯데는 120억원+α, 애경은 45억원으로 알려졌다.

5일 수원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상생협의 주도권을 쥘 수 밖에 없는데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지역상인들에게 롯데 백화점은 ‘신설’, 애경은 ‘증설’로 받아들여졌다. 롯데그룹이 2011년 롯데백화점 수원역점의 신설계획을 세우자 애경도 롯데 입점에 대응하기위해 기존 수원역 AK플라자 옆에 쇼핑몰인 AK&과 노보텔 엠버서더 수원(특1급) 증축계획을 세웠다. 결국 지역상인들은 상생협의 대상으로 유통공룡인 ‘신설 롯데百’를 겨냥했다. 상생에 있어서 만큼은 애경은 롯데의 그림자였다. 지역상권과의 협의에 전면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상생협의와 관련한 롯데의 일거수 일투족은 낱낱이 밝혀졌지만 애경의 협상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다만 애경은 롯데의 지역상생협의 전철을 복사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롯데가 지역상권과 협의를 통해 자료를 수원시에 제출하면 2주후쯤 비슷한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롯데가 지난해 9월 12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수원시에 제출하자 애경도 14일 후 비슷한 내용의 서류를 수원시에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8일 롯데의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개최했을때에도 애경은 2주후 동일한 회의를 개최했다. 롯데는 11월 20일, 애경은 다음날 수원시로부터 상생관련 등록허가를 받았다.

롯데가 지난 1월 수원 22개 전통시장과 5년동안 120억원의 현금 지급을 합의하자 애경도 4년 동안 45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합의했다. 한 유통 관계자는 “상생과 관련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롯데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롯데가 상생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지역 상인은 “지난 2003년 AK플라자 개점 이후 지난 십여 년간 전통시장 내 점포 공실률이 크게 늘었다”며 “AK가 오히려 롯데보다 모범적인 지역 상생을 다뤄야 했다”고 말했다.

롯데와 애경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후 전국 처음으로 법에 근거해 상생협의를 거의 동시에 진행시켰지만, 결국 최초 롤모델을 만든 지위는 롯데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동 경기개발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롯데몰 수원점의 지역 상생모델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상징성이 높다”며 “롯데가 좋은 선례로 남아 앞으로 대형 유통사의 상생 표본으로 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롯데몰 수원점은 지난 2012년 11월 지하 3층~지상 8층 대지 4만3천㎡(1천300여평)에 연면적 23만4천여㎡(7만800여평) 규모로 착공해 지난해 11월 27일 오픈했고,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지난 2012월 12월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약 3만5천㎡(1만600평) 규모로 착공해 지난해 12월 18일, AK&은 지난 2012년 12월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만6천500㎡(8천여평), 영업면적 1만9천900㎡(6천여평) 규모로 착공, 지난해 12월 4일 오픈했다.

조철오기자/jco@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