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아주대병원에 상세내역 공식 요구...道 "정부 차원 부담의지"

   
▲ 석해균 선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아주대병원 측에 ‘아덴만 영웅’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62)의 치료비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공식 요구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측이 떠안고 있는 석 전 선장의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경기도 관계자는 “법무부가 최근 아주대병원 측에 석 전 선장의 치료비 상세 내역을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치료비를 부담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아주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중부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석 전 선장의 치료비를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법무부쪽에서 치료비 상세 내역을 보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치료비 부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었지만, 회신해주기 위해 치료비를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주대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우학원은 지난달 5일 이사회를 열어 삼호해운이 내지 못한 석 전 선장의 치료비를 결손 처리하기로 한 바 있다.

이사회에서 추호석 아주대법인 이사장은 “대손(외상 매출금)금액 중 석해균 선장 치료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에서 조치를 해줄 수 없다면 추후 다른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주대병원은 아덴만의 여명 작전중에 총상을 입은 석 전 선장의 수술을 집도했지만, 병원비를 내야 할 삼호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술비용 등을 받지 못했다.

대손 처리된 치료비는 1억6천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아주대병원 측은 추산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은 계산해 봐야 하지만 받지 못한 치료비는 약 1억6천여만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는 별도로 복수의 시민단체들도 석 전 선장의 치료비를 대신 부담해줄 수도 있다는 의사를 아주대병원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언론보도 이후 시민단체 3곳에서 석 전 선장의 치료비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면서 “명확한 대납 의사 표현은 없었지만, (정부가 외면하면) 대신 갚아주는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도와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석 전 선장은 2011년 1월 삼호주얼리호에 타고 있던 선원 20명과 함께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청해부대가 6일 만에 구출작전을 펼쳐 전원을 구해냈지만 이 과정에서 군 작전에 도움을 주던 석 선장은 복부 등 6곳에 총상을 입었다.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된 석 선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받은 뒤 280여일 만에 퇴원했다

이정현기자/l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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