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객, 화성 광산촌 경유 16-1번 폐쇄..."의견수렴 없이 중단" 반발

   
 

“수십년 동안 운행한 마을 버스를 도로가 미흡해 없앤다니요?”

7일 오후 1시 화성시 봉담읍 상2리(광산촌) 입구.

60대 남성이 불편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연신 이마에 땀을 훔치던 김모(66)씨는 “마을 정류소가 폐쇄돼 20여 분 걸어왔다”며 “수십 년 동안 이용한 버스인데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가 1~2㎞를 걸어 내려왔던 이유는 수십 년간 광산촌을 경유하던 시내버스 16―1번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해당 버스를 운행하는 수원여객은 지난 3일 자사 게시판을 통해 ‘광산촌 도로가 협소하여 광산촌 정류소를 경유하지 않고 신설도로로 변경 운행합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노선을 폐지했다.

실제 광산촌으로 접근하는 도로 대부분은 1차선 폭으로 양방향에서 차량이 진입하는 교착상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었다.

또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때문에 도로가 항상 젖어 있어, 동절기 빙판길 사고도 우려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적자노선을 주민의견 수렴없이 강제적으로 폐쇄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선이 폐지된 상2리는 현재 30여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이모(55)씨는 “도로가 위험하면 시가 도로정비를 해야지 버스노선 자체를 폐지하는 게 맞느냐”며 “관련 법률에도 국민 누구나 대중교통서비스를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내버스 노선변경과 관련한 애매한 규정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경기도 시외버스 노선 신설·변경·폐지 절차에 따르면 시외버스의 노선폐지 결정은 의견조회 기관의 동의 여부, 운송수요 및 운송수지, 이용객 대체노선 여부, 기타 관련 규정 적합여부 등 종합검토를 거치게 돼 있다.

하지만 시내버스의 노선폐지의 경우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지자체 공무원과 운송업체의 자의적 판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이번 노선폐지는 운수업체의 지속적인 폐지의견 건의로 1년 6개월전부터 수차례 검토한 내용”이라며 “운수업체의 적자규모와 도로 안전 등을 고려해 노선폐지 결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용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를 기준으로 특별차량을 운행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재한기자/joojh@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