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생태학습원

유난히 뼛속까지 시렸던 겨울이 물러가고 어느새 살랑살랑 봄바람이 분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기지개를 켜며 밖으로 나가자고 졸라댄다. 하지만 주말이면 도로는 몸살을 앓고, 봄바람을 따라나선 길은 고생길이 되기 일쑤다.

이럴 때 답은 바로 '전철'이다. 평소에는 출퇴근을 하기 위해 뒤 엉켜 있는 지옥철이지만, 주말에는 여유를 갖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 손잡고 떠나는 가족 나들이도 좋고, 특별한 사람과의 데이트도 즐겁다. 전철로 가볍게 떠나는 경기도 여행지를 소개한다.

   
▲ 한국식 햄버거 '송탄햄버거'

#1호선 송탄역 '송탄햄버거'

송탄은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경기도의 이태원으로 불리며 송탄만의 독특한 문화가 생겨났다.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이국적인 카페와 바를 쉽게 찾을 수 있고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공간이 가득하다.

자연스레 터키의 케밥과 브라질의 슈하스코 등, 외국음식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먹거리 또한 송탄의 자랑이 되었는데 특히 계란과 채소가 들어가는 한국식 햄버거인 '송탄햄버거'가 독특한 음식문화로 발전됐다.

송탄햄버거는 고기패티에 계란 프라이, 신선한 채소가 더해지고 토마토케찹과 마요네즈 기반의 익숙한 소스가 더해져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친근한 맛의 수제 햄버거다. 1호선 전철 송탄역에서 약 500m 지점 신장쇼핑몰 인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3호선 정발산역 '일산호수공원'

정발산역 ①/②번 출구로 나와 문화공원 광장을 지나면 호수공원에 다다른다. 일산 신도시 개발과 함께 조성된 인공호수지만 자연의 멋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수의 북쪽과 남쪽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수 중간에 떠 있는 달맞이 섬을 중심으로 북쪽은 친환경적인 자연호의 모습이라면 남쪽은 세련된 도심 속 인공호의 느낌이 든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8.3km에 이르는 산책로와 4.7km의 자전거도로가 갖춰져 있어 따스한 봄날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느긋하게 호수 전체를 돌아오는데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걷고 나면 산책하기 좋은 장소 1위에 선정된 공원이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안산 별빛마을

#4호선 안산역 '안산 별빛마을'

어둠이 내리면 화려한 변신이 시작된다. 4호선 중앙역부근 부곡동에 안산별빛마을이 문을 열었다. 러브로드, 큐피드로드, 프로포즈로드 등 1천만 개의 LED조명으로 화사한 별빛풍경을 수놓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고흐의 대표작 50점을 전시하고 그의 작품을 테마로 구성한 포토존에서는 명화 속으로 들어가서 그림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명화감상과 사친촬영 등 낮 시간을 즐긴 후, 해가지면 본격적인 별빛축제가 시작된다.

#7호선 삼산체육관역 '한국만화박물관'

책은 몰라도 만화는 언제나 반갑다. 술술 읽히고 그림만으로도 내용을 알 수 있고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킥킥거리게 된다.

부천의 7호선 삼산체육관역 바로 앞에 위치한 한국만화박물관은 이름만큼 만화가 가득해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전문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만화 박물관은 만화상설전시공간, 체험전시공간, 열람공간, 애니메이션 상영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이동하면 만화가가 등장한 1909년부터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발전해온 한국만화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8호선 산성역 '남한산성'

지난해 6월,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국내 11번째 세계유산이고, 경기도에서는 3번째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에 쫓겨 이곳으로 피신했다가 스스로 걸어 나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아픈 상처가 있다.

'산성'이지만 찾아가는 길이 크게 어렵지 않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 2번 출구로 나와 9번, 52번 버스로 갈아탄 후 산성로터리에서 내리면 된다.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천역 1번 출구로 나와 등산로를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면 서문에 도착한다. 하지만 남한산성을 처음 찾는다면 마을의 중심부인 산성로터리에서 탐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춘선 가평역 '이화원'

가평역에서 '자라섬' 방향으로 15분만 걸어가면 이화원이 있다.

소박하게 꾸며진 정원이지만 화(和)를 화두로 화합, 화목, 조화, 평화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대나무 숲 사이로 구불구불한 수로를 만들어 포석정을 재현해 놓았고, 숲 안쪽에는 이끼 옷을 입은 석탑이 보일 듯 말 듯 숨어 있다. 이렇듯 발길을 옮길 때마다 다른 문화와 역사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 팔당역 자전거길

#경의중앙선 팔당역/양수역 '자전거 여행'

팔당역으로 가면 신나는 자전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솔솔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밟는 페달은 겨울내내 굳었던 육체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

굳이 자전거를 가져갈 필요도 없다. 팔당역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맨몸으로 가도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팔당역을 출발해 6km쯤 달리면 능내역에 도착한다. 폐역이 된 간이역이지만 지금은 자전거 쉼터로 변신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KBS 수원센터 세트장

이밖에 분당선 수원시청역에는 한류의 원조 'KBS수원센터'가 위치해 있으며, 신분당선 판교테크노밸리역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판교생태학습원'이, 경의중앙선 화전역에는 우주인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이, 에버라인 기흥역에는 위대한 예술가의 꿈을 키우는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에는 부대찌개 식당들이 모여 군락을 이룬 '부대찌개거리'가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수인선 오이도역 '오이도'에는 명물인 빨간등대와 함께 제발길을 따라 조개구이집과 횟집들이 가득하고 선착장에는 어민들의 작은 가게에서는 직접 채취한 굴과 간재미 회 등을 판매하고 있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김동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