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자신에게 월세를 독촉하는 노부부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하려 한 세입자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세입자가 지난 16일 범행 전 기름통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모습. <사진=동두천경찰서>

월세 독촉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질러 70대 노부부를 살해하려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동두천경찰서는 25일 살인미수 및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신모(57)씨를 구속했다.

신씨는 지난 16일 오전 1시께 동두천시 장고갯로 이모(78)씨 부부가 사는 주거지 창고와 출입문에 경유 3.8ℓ를 뿌리고 불을 붙여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사건 전날 주유소에서 경유를 구입해 사건 현장 주변에 숨겨 놓았다가 피해자들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불을 질렀다.

단순화재로 위장하기 위해 창고 뒤편 콘센트에 불을 붙이고 불길이 치솟는 것을 확인한 뒤 도주하는 등 범행의 치밀함을 보였다.

신씨는 이씨 집에 월세로 살고 있던 중 일용 노동일을 하며 번 돈은 유흥비 등으로 탕진, 이씨 부부에게 수회에 걸쳐 밀린 월세를 독촉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단순 화재로 신고됐던 사고를 수상히 여겨 주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을 판독해 기름통을 들고 나타난 신씨의 모습을 찾아냈다.

이후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던 신씨를 추적해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이씨 등의 고령인 점을 고려해 임시숙소를 마련해주고, 심리 상담 등 의료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구기자/park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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