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개막전 한화 대 넥센의 경기. 연장 12회 말 1사 때 넥센 서건창이 끝내기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

 2014년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행복한 겨울을 보낸 서건창(26·넥센 히어로즈)이 2015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주인공이 됐다.

 서건창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4-4로 맞선 1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끝내기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008년 팀 창단 후 처음 홈에서 개막전을 치른 넥센 선수단과 팬은 서건창이 안긴 짜릿한 승리에 맘껏 취했다.

 이날 서건창은 3회초 시즌 첫 안타를 치긴 했지만, 곧바로 투수 견제에 걸려 횡사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다른 타석에서는 안타를 쳐내지 못해 12회 전까지 5타수 1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회는 남아 있었다.

 양팀은 11회까지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12회에 돌입했다.

 12회말 넥센 선두타자 유재신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넥센에게는 아웃 카운트 2개의 기회만 남아 있었다.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볼 2개를 차분하게 고른 후 한화 우완 불펜 송창식의 시속 129㎞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125m를 날아가 우익수 뒤 담을 넘어갔다.

 34년째를 맞이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982년 이종도(MBC 청룡), 2008년 정상호(SK 와이번스)만이 기록한 개막전 끝내기 홈런이었다.

 서건창은 "출루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유리한 카운트를 얻었고, 운 좋게 끝내기 홈런을 쳤다"며 "오늘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서건창은 반짝반짝 빛났다.

 신고선수 출신에,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한 특이한 이력의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을 수상하며 신화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201개)를 기록하고 최다안타와 타율(0.370), 득점(135개)을 석권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더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치열한스프링캠프를 보냈다.

 2015시즌 첫 경기에서 노력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시즌까지 개인 통산 8홈런을 쳤던 그가 개막전에서 끝내기 아치를 그렸다.

 서건창은 "힘든 경기에서 한점씩 따라가서 동점을 만든 동료 덕에 끝내기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팀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넥센 모든 선수가 서건창에게 고마워했다.

 서건창은 "끝내기 홈런이 짜릿했지만, 내일 또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서건창은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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